한국축구가 시원한 승전보로 광복절 새벽을 힘차게 열었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은 15일 새벽 아테네 카라이스카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아테네올림픽 남자축구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전반 16분 터진 김정우(울산)의 결승골로 멕시코를 1대0으로 물리쳤다. 그리스와의 개막전을 아쉽게 비긴 한국은 이로써 중간전적 1승1무를 기록, 오는 18일 오전2시30분 테살로니키에서 열리는 말리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하기만 해도 8강에 진출하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한국은 같은 시간 열린 경기에서 개최국 그리스를 2대0으로 꺾은 말리와 함께 승점 4를 확보했으나 골득실(+1)에서 말리(+2)에 뒤져 2위에 랭크됐다. 이날 승리의 수훈갑은 단연 김정우. 조재진-이천수-정경호가 스리톱에, 이천수를 게임 메이커에 자리한 가운데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김정우는 전반 16분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김두현과 상대 수비수 몸싸움 도중 볼이 아크 뒤쪽으로 흘러나오자 통렬한 오른발 아웃프런트 슛을 날려 골망 왼쪽 상단을 세차게 흔들었다. 182㎝의 키에 넓은 시야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김정우는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커팅플레이에 능하고 정확한 패스가 일품인 선수. 와일드카드였던 김남일이 발등 골절로 올림픽팀에서 중도 하차함에 따라 선발 자리를 꿰찬 그는 행운을 놓치지 않고 스타 탄생의 기회로 살려냈다. 한국은 김정우의 대포알 슛 이후 적극 공세로 전환한 멕시코에 전반 24분 디에고 마르티네스의 위력적인 중거리 슛과 40분 이스라엘 로페스의 프리킥 슛 등을 허용했으나 유상철, 조병국, 박용호의 수비 라인과 골키퍼 김영광의 선방으로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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