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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올 경영화두는 ‘보수경영’
입력2003-12-31 00:00:00
수정
2003.12.31 00:00:00
박태준 기자
`경쟁은 심화되고 경영환경은 나빠지고…꼼꼼한 위험관리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만이 살 길이다`
갑신년 새해를 맞는 금융권의 표정이 무겁다. 은행들은 지난해에 이어 새해에도 경영환경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외형성장(자산증가율) 목표를 가급적 낮춰 잡고 부실을 억제하는 등 위험관리에 치중하는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개 대형은행간 경쟁이 본격화 되는 등 `신(新) 4강체제`가 틀을 잡으면서 은행권을 변화의 소용돌이로 밀어넣을 전망이다.
보험업계 역시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경쟁은 더욱 심화되는 한해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생보사들은 방카슈랑스 도입과 외국계 생보사 성장에 따른 시장 잠식을 우려하고 있으며 손보사들은 온라인자동차보험사의 성장으로 기존 판매채널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권, 보수적인 경영전략=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개 대형은행의 시장점유율이 70%를 넘어서면서 시장은 사실상의 과점체제로 들어서는 것과 함께 경쟁은 더욱 심해지고 예대마진도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올해 자산증가율 목표를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예상치를 더한 7~8% 정도로 낮춰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신 내실화를 내년 주요사업의 기본전략으로 삼고 지난 해 적자의 주원인었던 국민카드와의 화학적 통합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또 본격적인 방카슈랑스 사업을 위한 한일생명 인수도 매듭짓고, 대만 등지의 상업은행 인수를 타진하며 영업반경을 아시아 전역으로 늘린다는 복안이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은 본격적인 통합작업을 위한 통합추진위원회를 내년초 구성해 본격적인 공동마케팅에 들어간다. 특히 조흥은행은 지난 2003년 결산에서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올해에는 자산성장율을 경제성장률(5%대 예상) 수준에서 최소화하는 대신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우리은행도 새해 경제여건이 불확실하다고 보고 우량자산확대와 고부가가치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전국 시도와 정부투자기관의 주거래은행 자격을 따내는데 힘을 쏟는 한편 투자은행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비해 하나ㆍ제일은행은 10%이상의 자산성장률을 목표로 하는 등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당기순이익을 지난해에 비해 70% 이상, 저원가성 예금을 20%이상 늘린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이를 통해 수익성 및 건전성, 생산성에서 국내 1위 은행이 된다는 목표다.
제일은행도 지난해에 이어 가계대출영업에 주력해 현재 40조원 수준인 자산을 올 연말에는 45조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보험사, “경영환경변화에 대비해야”= 보험업계 최고경영자들은 지난해 금융시장 내부의 경쟁이 본격화 한 한해로 진단하고 올해는 이런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기 때문에 경영체질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배정충 삼성생명 사장은 “지난해는 방카슈랑스 도입과 외국계 생보사의 공격적인 영업 등으로 경쟁이 더욱 심화된 한해 였다”며 “그 동안 수면 아래에 있었던 금융회사들의 합종연횡이 규제완화와 방카슈랑스를 계기로 본격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사장은 “삼성생명은 미래 경영기반을 다지기 위해 중국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물론 투자형상품을 개발하고 기업복지 시장, 부유층 시장 등 미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는 사업을 신중하면서도 과감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프랭크 르빈 알리안츠 생명 사장은 “올해 장기보험상품과 건강보험시장에 잠재적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기존 영업조직을 재무컨설턴트와 같은 판매조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여헌 동양생명 사장은 “방카슈랑스와 사이버 마케팅 등 신채널 부문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굳힐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손보사 사장들은 판매 채널 변화에 대해 특히 강조했다. 김호일 현대해상 사장은 “올 한해는 판매채널 간 경쟁구도가 더욱 빠르고 다양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시장 환경 변화에 걸맞는 전략과 정책개발에 더욱 매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광 동부화재 사장도 “직판 채널의 도전이 더욱 거세져 차보험시장의 가격 경쟁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며 “다른 부문에서도 생보사 및 은행과 경쟁해야 해 지금까지 상상도 못한 빅뱅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망했다.
구자준 LG화재 사장은 “멀티 채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채널 및 신채널 모두 각자의 시장에서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균형 있는 정책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올해 목표를 밝혔다.
<박태준기자,조의준기자 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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