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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통·데이콤 '노사갈등' 심화
입력2000-12-07 00:00:00
수정
2000.12.07 00:00:00
한통·데이콤 '노사갈등' 심화
조합원 신분불안이 근본원인
데이콤, LG그룹서 경영권독립등 요구
한통 "정부 일방지시따라 민영화" 반발
국내 기간통신사업자의 양대 축으로 꼽히는 한국통신과 데이콤의 노사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데이콤이 노조의 장기파업에 대응해 7일부터 직장폐쇄에 들어간 데 이어 한국통신도 명예퇴직자에 대한 위로금 지급 규모를 둘러싸고 노사간에 전운이 감돌고 있어 통신업계가 노사갈등의 회오리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 5일부터 파업찬반 투표에 들어간 한국통신 노조는 명퇴 신청에 따른 위로금 지급규모에 대해 사측과 합의하지 못함에 따라 파업 찬성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데이콤의 경우 지난 달 8일부터 노조가 임금 협상 결렬을 이유로 파업을 강행한 이후 노사 양측이 그동안 17차례의 교섭을 벌였다. 하지만 단체협약안 개정과 임금인상 등 2개항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사측이 직장 폐쇄라는 마지막 비상 카드를 사용하고 말았다.
4일 오후부터 5일 새벽까지 밤샘 협상까지 벌였지만 사측은 기본급 대비 5%, 노조측은 총액대비 14.6%라는 임금인상안의 골을 메우지 못했다.
특히 '조합원의 신분에 변동을 초래하는 경우 신분변동이나 근로조건에 관해 조합과 사전 합의토록 한다'는 내용의 단체협약안을 둘러싸고 사측은 '사전협의'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노조측은 '사전합의'를 고수하고 있다.
데이콤 노조는 이와함께 LG그룹으로 부터의 인사권과 경영권 독립을 내세우고 있다.
데이콤 노조가 불안해 하는 것은 LG그룹이 통신장비산업군과 통신서비스산업군 가운데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LG그룹의 구조조정 추진과정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데이콤 노조는 불안해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통신 역시 외형상으로는 회사의 명예퇴직 신청에 대해 반발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갈등은 공기업 민영화가 직원들의 의사와는 달리 정부의 일방적인 지시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신분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국회에 상정중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악'도 쟁점이다. 외국사업자에게도 무조건 망을 제공해야 하는 전기통신사업법내 '설비제공의무화' 조항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노조는 특히 정부의 압력에 밀려 직원 수를 줄임으로써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려는 가장 손쉬운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한국통신이나 데이콤 모두 지금의 경영난이 직원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영계획 수립과 실행과정에서 문제를 야기한 경영진과 정부가 이에 대해 책임지지 않고 직원들에게만 부담을 떠넘기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라는 것이다.
한편 통신업계는 일단 양사의 파업이 통신업계 전반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기간통신사업자 가운데 노조가 결성된 곳은 한국통신과 데이콤, SK 텔레콤, 신세기통신등이 있지만 노사갈등을 우려할 만한 노조는 한국통신과 데이콤 외에는 사실상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박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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