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아 여기저기서 결혼 소식이 들려온다. 신혼부부들은 결혼에 골인한 기쁨도 크겠지만 결혼 후 재테크를 어떻게 할 지 고민이 많다. 특히 아직 집을 장만하지 못한 대다수의 신혼부부들은 당장 ‘내 집 마련’이라는 숙제를 풀기 위해 나름대로 설계도를 그린다. 하지만 맞벌이를 해서 저축을 하더라도 이 숙제는 쉽게 풀리지 않는다. 그만큼 오랜 기간동안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혼부부의 내집마련 전략을 김재욱 국민은행 재테크팀장(40)과 김판수 한국씨티은행 재테크팀장(38)의 대담을 통해 알아본다. -결혼전에는 돈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공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재테크에 대한 공감대를 갖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결혼 후 부부가 재테크, 특히 내 집 마련을 위해 계획을 세울 때 유념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김재욱 국민은행 재테크팀장=맞벌이 부부가 알아야 할 기본적인 사항이 재무목표를 이루기 위해 서로의 재무상태를 완전히 공유하는 것이다. 종종 결혼을 한 후에도 각자 월급통장을 관리한다거나 배우자 모르는 신용카드, 대출, 비자금을 관리하는 경우가 있다. 몸은 합쳐졌지만 수입은 합쳐지지 않은 경우다. 맞벌이로 아무리 수입이 많다고 해도 재무적으로 서로를 신뢰하고 숨기는 것 없이 모든 것을 공유하지 않으면 목표를 이루기 힘들다. 나름대로 각자 열심히 저축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품의 종류가 중복될 수 있고 효과적인 상품에 집중하기도 어렵다. 예산을 세울 때나 집행할 때에도 배우자와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일상적인 지출이 아닌 큰 금액이나 예상하지 못한 자금을 집행할 일이 생길 때에는 반드시 배우자와 합의해서 지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판수 한국씨티은행 재테크팀장=그렇다. 부부가 재테크에 대해 공유하는 것은 기본이다. 두 사람이 같이 목표를 세우고 이 목표를 잊지 않도록 서로가 힘을 줘야 한다.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다 보면 중도에 새차를 구입하고 싶을 때도 있고, 휴가를 해외에서 보내고 싶은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돈을 모으는 목표가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면 이 같은 일들은 다른 자금을 이용하거나 때론 포기하고 살아야 한다. 서로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목표라면 그만큼 쉽게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혼부부들의 재무상황이 모두 다르다. 각 부부들의 상황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내 집 마련이라는 목표를 세울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나. ▦김재욱 팀장=목표는 체계적이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막연히 ‘저축을 하고 목돈을 만들어야지’라는 마음으로는 거액의 자금과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내 집 마련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 당장 결혼과 동시에 집을 살 것이지, 임대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고 언제 어떤 종류의 주택을 어디에서 얼마의 자금으로 구입할 것이지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목표가 설정되면 이에 필요한 자금을 알 수 있고 현재의 자산과 부족한 금액을 따져 저축을 얼마나 해야 하는 지를 계산해야 한다. 하나씩 계획을 세우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면 된다. -내 집 마련에는 목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저축을 통해 일정 규모의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신혼부부들의 저축 규모는 어느 정도가 적정한가. ▦김판수 팀장=수입의 50% 이상을 저축해야 한다. 50%가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녀가 태어나기 전에 이 정도는 해야 빠른 시간 내에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최대로 늘려야 한다. 이 시기에는 ‘절약은 미덕이고 저축은 왕도’라는 생각으로 재테크를 해야 한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저축에는 청약저축, 적립식펀드, 장기주택마련저축, 연금저축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이들 중 자신의 상황에 맞는 2~3가지 상품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정기적금의 실질금리는 연 3%대에 머물러 있다. 신혼부부들의 가장 큰 고민은 조금이라도 높은 이자 또는 수익을 낼 수 있는 금융상품을 고르는 것이다. 현재 가장 추천하는 상품은 무엇인가. ▦김판수 팀장=고객들이 재테크 상담을 해오면 정기적금을 통한 목돈 마련은 가능한 말리고 있다. 대신 적립식펀드를 적극 추천한다. 적립식펀드 가운데 채권형도 수익률이 낮아 지금으로서는 주식형펀드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적립식펀드 가운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경제성장이 높은 브릭스 지역에 투자하는 상품과 유럽의 우량 펀드, 그리고 국내 펀드 등 3가지로 나눠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다. 내 집 마련을 위해 5~10년 정도 기간을 두고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면 3~5년 이상 장기 투자를 해야 하는 적립식펀드가 적합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이같이 적립식펀드에 투자를 할 경우 정기적금에 비해 3~4배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김재?팀장=청약에 관련된 상품은 기본적으로 가입을 해둬야 한다. 목돈을 예치하는 청약예금이나 매월 저축도 하고 청약자격도 생기는 청약부금 중 선택하면 된다. 청약제도가 무주택세대주에게 우선 공급하는 비율을 높이고 있는 추세이어서 우선공급대상 조건을 미리 준비한다면 당첨확률을 높일 수 있다. 또 세금우대나 비과세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장기주택마련저축은 비과세와 소득공제가 가능하고 분기별로 300만원까지 자유롭게 저축이 가능해 비정기적인 수입까지 저축을 할 수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적립식펀드에 투자할 경우에는 원금손실의 위험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장기ㆍ분산투자를 해야 한다. 더불어 모든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상품이기 때문에 일부 자금은 안전한 확정금리 적금에 1년 만기 세금우대로 가입해두고 만약의 자금 지출에 대비해야 한다. -내 집 마련을 위해 부동산 경기가 어떻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매우 중요하다. 향후 2~3년후 부동산 경기를 어떻게 보고 있나. ▦김재욱 팀장=지금은 강력한 부동한 투기억제 정책으로 전체적으로 집 값이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택건설 열기도 식어 2~3년후에는 주택시장이 공급부족 현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시장의 수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볼 때 주택가격이 보합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김판수 팀장=주택 구입시기와 지역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4~5년 뒤에도 가격이 횡보하거나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역별 차별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10년전 상계동, 목동, 강남 등의 아파트 가격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지금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차이가 크다. 집 값 상승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나타낼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지역에서 집을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 김재욱ㆍ김판수 팀장이 말하는 ‘내 집 마련 5계명’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라 ▦부부가 재정문제를 공유하라 ▦계획에 따라 체계적으로 행동하고 실천하라 ▦젊을 때 가능한 절약하고 빨리 목돈을 만들어라 ▦금융상품은 장기ㆍ분산 투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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