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중국에 이어 이번에는 일본 원정길에 올라 아시아를 2주 연속 골프열기 속으로 몰아넣는다. 우즈는 17일부터 나흘동안 일본 미야자키현 피닉스CC(파70ㆍ6,901야드)에서 펼쳐지는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던롭피닉스토너먼트에 출전,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던롭피닉스토너먼트는 올해로 32회째를 맞는 아시아 골프의 빅 이벤트. 총상금 2억엔, 우승상금 4,000만엔으로 지난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유럽투어 HSBC챔피언스토너먼트(총상금 500만달러)보다 상금규모는 크지 않지만 일본과 아시아 골프 발전을 위해 지난 74년 창설된 이래 매년 세계 최정상급 선수를 초청하며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해왔다. 1회 때 잭 니클로스(미국)가 출전하기도 했던 이 대회의 위상은 우승자의 면면만 살펴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조니 밀러(74년)와 세베 바예스테로스(77년), 톰 왓슨(80, 97년), 어니 엘스(93년), 데이비드 듀발(2001년), 우즈(2004년) 등이 우승컵을 품었다. 그렉 노먼, 톰 카이트, 필 미켈슨, 비제이 싱, 최경주 등도 참가했었다. 올해 역시 우즈의 출전으로 화려함을 이어간다. ‘8자 스윙’으로 유명한 세계랭킹 7위 짐 퓨릭(미국)과 유럽투어 상금왕을 8차례나 차지한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올해 US오픈 챔피언 마이클 캠벨(뉴질랜드), 이 대회에서 2승을 거둔 유럽투어 강호 토마스 비욘(덴마크), 미국 PGA투어 통산 4승의 스튜어트 애플비(호주) 등이 주요 초청선수들이다. 치열한 우승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가장 강력한 후보는 우즈. 지난주 상하이에서 3타차 준우승에 그치며 자존심이 상한 우즈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아시아 원정을 멋지게 마감한다는 각오다. 이 대회는 지난해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그에게 1년여 만에 스트로크플레이 대회 우승컵을 선사하며 화려한 부활의 날개를 달아줬던 만큼 의미도 특별하다. 양대 투어인 미국과 유럽의 상금왕 우즈와 몽고메리의 격돌 속에 퓨릭을 비롯한 다른 초청선수들도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JGTO투어에서 뛰는 허석호(32)와 김종덕(44ㆍ나노소울)도 우승에 도전한다. 허석호는 올 시즌 일본에서, 김종덕은 짬짬이 출전한 한국 대회에서 나란히 2차례씩 우승 맛을 봤다. 최광수(45ㆍ포포씨)도 국내 상금랭킹 1위 자격으로 초청장을 받아 큰 무대에서 의욕 넘친 샷을 날린다. 최경주와 장익제는 같은 기간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출전하느라 빠졌다. 단 4명의 챔피언 배출에 그친 일본 선수들의 분전 여부, 그리고 2001년 우승자이자 전 세계랭킹 1위 듀발의 모습도 이번 대회 볼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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