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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43주년] (CEO 200명대상 본지,설문조사) 과격 노조ㆍ정책 혼선이 성장 막는다
입력2003-07-31 00:00:00
수정
2003.07.31 00:00:00
최형욱 기자
참여정부는 출범과 함께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거듭 공언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일선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아직도 멀었다`는 반응이다.
본지의 이번 `한국경제 진단` 설문조사에는 CEO들의 이 같은 불만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정부가 노사문제나 주요 경제현안에 대한 정책 기조를 일관성있게 추진하고 있지 못하다는 냉엄한 평가가 내려졌다.
CEO들은 이번 조사에서 주5일 근무제 실시나 비정규적 노조 허용 등 친(親)노조적 정책이 이어질 경우 생산 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겠다고까지 응답,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이 우려된다.
◇“노조와 정치가 경제 발목 잡는다”= 강성 노조와 정부 정책이 국가 신인도 하락이나 투자 축소, 생산성 저하로 인한 기업 경쟁력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은 여러 설문 조사 결과에서 잘 드러난다.
`한국경제 성장 동력 회복을 위한 가장 시급한 대책`, `기업투자 심리 회복을 위한 우선 완화해야 할 규제`, `외자유치가 부진한 이유` 등의 질문에서 `노사문화`, `정부 정책의 무원칙`, `재벌 규제` 등이 공통적으로 지적됐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기업하기 가장 어려운 애로 요인`을 묻는 질문에서 대해 국내 CEO의 99%가 노조 등의 집단 이기주의(37%), 정책 일관성 부족(30%)이나 정부의 지나친 간섭(19%), 기업투자 유인 정책 미흡(13%)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CEO들은 `외자 유치가 부진한 이유`에 대해서도 과격한 노조(31%), 정부의 무원칙(29%), 외자유치 정책 혼선(8%) 등 내부 요인이 68%에 달한 반면 북핵 등 한반도 긴장(18%), 중국 등의 투자 경합국의 매력이 더 뛰어나기 때문(14%) 등 외부 요인은 32%에 그쳤다.
국내 제조업체의 한 CEO는 “강성 노조도 문제지만 이 보다 더 큰 문제는 노사문제 해결에 정부의 일관된 기준이 없다는 것”이라며 “첨단산업 육성 등 거창한 정책 제시보다는 일선 현장에서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정책 일관성을 갖추는 게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주5일 근무제 도입 신중해야”=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가 주5일 근무제 정부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대부분 CEO들은 제도 도입에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실제로 CEO들은 `정부안 수용(26%)`보다는 `시기 상조로 입법 자체에 반대(18%)`, `도입하되 (재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수정이 필요하다(56%)`는 응답을 해,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면 임금은 평균 6.3% 오를 것으로 추정됐으나 임금 인상이 `제로(zero)`라는 응답도 30%에 달했다. 이는 조사 대상의 대부분이 금융권이나 대기업으로 이미 상당수가 주5일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임금 상승 때 회사측의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생산성 향상 방안 마련(71%)`이 가장 많았으나 인력 구조조정(10%), 비경쟁력 부문 매각 또는 철수(6%) 등도 16%에 달해 제도 도입 이후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을 예고했다.
노조의 경영참여를 허용하는 네덜란드식 노사 모형에 대해서는 `반대(영미식 찬성)`이 43%, `한국형 노사모델을 모색해야 한다`도 54%로 나타나 대부분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비정규직 노조 가입에 대해서도 `시기상조(27%), `차별은 완화하되 노조설립은 반대(34%)`, `전적으로 시장에 맡겨야 한다(36%)` 등으로 반대 의견이 97%에 달했다.
반면 참여정부의 정책 방향으로 `성장우선 정책(44%)`보다는 `성장과 분배 정책의 조화(56%)`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더 많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분배 우선 정책에 찬성한 CEO는 한 사람도 없었다.
◇“내년에나 경기 풀릴 듯”= `국내 경기 회복 시기`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년 중에 완만 회복(45%)` 또는 `내년까지 침체(17%)` 응답이 `올해 하반기 완만 회복(37%)`이나 `금년 하반기 빠른 회복(1%)`보다 훨씬 많았다.
이는 최근 정부가 금리인하 등 적극적인 부양책을 내놓고 있는 데다 하반기 경기 회복을 장담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비관적인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기 회복을 위한 추가 부양책`으로 정부가 각종 규제완화(44%), 법인세 인하 등 감세정책(34%), 2차 추경예산안 편성(9%) 등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특히 현재 초(超)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추가 금리 인하`를 요구한 CEO도 9%에 달했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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