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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블루오션] <2> 고지(高地)를 선점하라

뉴미디어, 콘텐츠에 사활 달렸다<br>통신서비스업체 아예 종합 콘텐츠업체로 변신<br>음악·영화·교육·연예·게임등 제휴 분야도 다양<br>CJ·오리온·대성등 과거 '굴뚝형 기업'까지 가세



케이블TV 스포츠채널인 ‘엑스포츠’를 운영중인 IB스포츠는 지난해 4년간 4,800만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미국 프로야구 중계권을 따내면서 막강한 프로그램공급업체(PP)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KBS 등 지상파 방송사들도 IB스포츠에 콘텐츠를 공급해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스포츠뿐 아니다. 상당수 방송사들이 콘텐츠 확보에 한계를 느낀 나머지 해외 콘텐츠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위성방송업체 스카이라이프는 거액을 지불하며 소니픽처스 계열의 오락ㆍ영화채널인 AXN을 들여왔다. 이는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콘텐츠가 그만큼 풍성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최성진 서울산업대 매체공학과 교수는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인터넷TV(IPTV) 등 새로운 미디어가 속속 등장하는 반면 정작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콘텐츠가 충분치 못해 해외 콘텐츠에까지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콘텐츠가 뉴미디어의 생사여탈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앞다퉈 콘텐츠 산업에 진출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특히 새로운 미디어가 속속 등장함에 따라 우수한 콘텐츠를 만들면 지상파TV나 CATV, 스카이라이프(위성방송)는 물론 인터넷TV(IPTV), DMB, 와이브로 등을 통해 내보낼 수 있다.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장 자체가 그만큼 확대됐다는 얘기다. 콘텐츠 산업의 파괴력은 이미 미국에서 입증됐다.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군수산업에 이어 가장 큰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통신업체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부상=통신서비스업체들은 콘텐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텔레콤은 이제 통신회사가 아니라 종합 콘텐츠 회사로의 변신을 추진중이다. 음악포털사이트 ‘멜론’을 국내 최대의 음원사이트로 키워낸 데 이어 음악, 영화, 연예, 교육, 게임 등 각종 콘텐츠업체들을 속속 끌어들이면서 영토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국내 1위 음반회사인 YBM서울음반은 물론 전지현ㆍ전도연ㆍ박신양 등이 소속된 싸이더스IHQ를 사실상 인수, 연예사업에도 발을 들여 놓았다. 자회사 및 관계사들도 여기에 가세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해 온라인교육시장에서 2위를 달리는 ‘이투스’를 전격 인수했고, IT서비스업체인 SK C&C는 온라인게임업체인 인디펜던스를 사들이는 동시에 애니메이션 사업도 벌이고 있다. 국산 애니매이션 ‘원더풀 데이즈’가 바로 SK C&C의 작품이다. 국내 최대의 통신업체인 KT는 연예기획사 싸이더스픽처스를 사들인데 이어 다음커뮤니케이션 인수설까지 나돌고 있다. KT그룹은 콘텐츠 업체를 인수하거나 아군으로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교육업체인 고려E&C와 콘텐츠 제휴 계약을 체결해 온라인 교육(e러닝)콘텐츠를 확보하는 등 콘텐츠 기업들과의 제휴도 활발하다. 이 같은 아군 확보식 전략은 LG텔레콤, 데이콤, 파워콤 등 이른바 ‘3콤’을 거느린 LG그룹에서 두드러진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인수보다는 전략적제휴 형태로 몸집을 가볍게 끌고 간다는 게 기본적인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비(非) IT 대기업도 가세=CJㆍ오리온ㆍ대성ㆍ현대백화점 그룹 등 과거의 굴뚝형 기업들조차 콘텐츠산업을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이들은 계열사간의 수평적 영역확대와 함께 수직계열화에 치중한다. 영화를 예로 들면 그룹 계열사들이 제작, 배급, 상영 등 가치사슬 가운데 하나씩 분담해 맡는 형태다. 지난해 여름 개봉관에서 벌어진 ‘친절한 금자씨’와 ‘웰컴 투 동막골’의 대결은 사실상 자금을 댄 CJ와 오리온그룹의 대리전이었다. CJ그룹은 영화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를 정점으로 케이블TV PP인 CJ미디어, 극장체인인 CJ CGV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ㆍ2개 이상의 케이블TV회사를 소유한 사업자)인 CJ케이블넷을 보유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가 제작 혹은 투자한 작품은 CGV를 통해 극장에서 상영된 데 이어 CJ미디어를 통해 CJ케이블넷이라는 유통망을 타고 가정으로 찾아간다. 오리온그룹도 마찬가지다. PP인 온미디어와 오리온MSO, 전국에 100여개의 상영관을 거느린 메가박스, 배급 및 투자전문회사인 쇼박스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온미디어는 만화채널인 ‘투니버스’ 등 10개 채널을 보유한 국내 최대의 PP로 현재 전체 케이블채널 시청률의 30%를 차지한다. MSO 1위업체인 태광MSO는 태광산업이 대주주로 21%의 시장점유율(가입자 기준)을 확보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관악케이블방송과 대구중앙케이블TV북부방송을 잇달아 인수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고, GS그룹 계열의 GS홈쇼핑은 지난해 말 강남케이블TV를 1,600억원에 인수했다. 이밖에 대성그룹은 코리아닷컴을 인수한데 이어 자회사인 바이넥스트창업투자를 통해 20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게임전문 펀드를 운용중이며, 효성그룹 계열사인 텔레서비스는 올해안에 3~4종의 게임을 유통시킬 계획이다. 한편 중소 콘텐츠업체들도 자금 확보를 위해 코스닥 등록기업을 인수하거나 인수되는 형태로 주식시장에 속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원ㆍ 하희라ㆍ김승우 등이 소속된 웰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소프트웨어 유통회사인 소프트랜드에 합병하는 형태로 코스닥에 우회 상장했다. 가수 신화가 소속된 굿엔터테인먼트는 김치냉장고용 발광다이오드(LED) 표시장치 생산업체인 이스턴테크를 통해 증시로 진출했다. /특별취재팀=정구영차장(팀장)·정승량·한영일·권경희·최광기자 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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