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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존큐

'애끓는 부정'이 택한 인질극정부에 맞설것인가, 아이를 포기할 것인가? 덴젤 워싱턴주연의 '존 큐'는 심장병에 걸린 아들을 살리기 위해 병원을 점거하여 인질극을 벌이게 되는 한 아버지의 절박한 선택에 관한 이야기다. 돈만을 쫓는 미국 의료계의 부조리함에 일침을 가하는 작품이다. 아들이 야구 게임에서 쓰러진 후 존 큐는 당장 심장 이식 수술을 하지 않으면 살아날 가망이 없다는 청천벽력의 말을 듣는다. 가난한 노동자 존 큐는 중공업회사의 시간제 계약직이고 그 부인은 슈퍼마켓 카운터다. 자가용은 할부금이 밀렸다고 견인 당한 상태다. 당장 벌어 먹고 살기에도 빠듯한 그들에게 수술은커녕 수술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비용이 엄청나 감당할 재간이 없다. 그는 보험 혜택만 믿고 있지만 병원과 보험회사는 심장이식수술은 보험처리를 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 '돈 없으면 아프지 말던지, 아프면 죽어야지'라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절망의 마지막에서 그가 선택하는 것은 심장 전문의 터너와 환자 몇 명을 인질로 잡은 '병원 점거'라는 극단적인 방법이었다. 요구사항은 아들 이름을 심장이식수술 대기자 명단에 올려달라는 것. 하지만 경찰은 요구를 묵살하고 오히려 존 큐를 저격하려다 실패하면서 그의 인질극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다. 언론은 이 특별한 사건을 시시각각 보도한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사실을 직감한 존 큐. 결국 자기 심장을 꺼내 아들에게 주라는 말을 남기고 머리에 총구를 겨눈다. 자기 자신의 생명조차 지킬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느끼는 불안감과 아들을 위한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존 큐를 바라보는 관객에게 전달되고, 화면은 어느덧 창밖에 가득 메운 군중으로 향하면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항하는 한 시민의 안타까운 저항에 공감하게 된다. 존 큐가 환자와 간호사등 10여명을 응급실에 가두고 인질극을 벌이지만, 인질들은 권총을 든 그에게 겁을 먹다가 차츰 그의 처지를 이해하고 병원과 경찰을 함께 비난한다. 경찰과 협상을 통해 풀려난 일부 인질들은 방송카메라를 향해 "He is good man!"이라 소리치기도 한다. 병원을 향하여 총을 겨누고 있는 특수부대원들과의 팽팽한 대치상황. 그리고 그 속에서 더욱 강해질 수 밖에 없는 아버지의 극한적인 상황이 시종일관 긴장감있게 펼쳐진다. 이로써 영화 '존 큐'는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뜨거운 사랑 뿐 아니라 가난한 흑인에게는 선택의 여지를 주지않는 거대한 미국에 대한 작은 도전장으로까지 그려지고 있다. 감독 닉 카사베츠는 커언즈의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당장 연출을 결심했다. 그에게는 남다른 이야기였다. 공교롭게도 카사베츠의 열네살 난 딸 사샤가 영화에서처럼 당장 심장이식수술을 받지 못하면 몇 년밖에 살 수 없는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카사베츠는 "자식이 아플 때 부모 심정이 어떤지 알기 때문에 이 영화를 맡았다"면서 "부모들은 아이를 구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각오가 되어 있다"는 말로 자신의 영화속 캐릭터를 지지했다. 15일 개봉.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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