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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쿠션, 미라클쿠션, 매직쿠션, 모이스트쿠션….
'쿠션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아모레퍼시픽과 이를 저지하려는 LG생활건강의 쿠션 특허 공방이 한창인데다 로레알 그룹 랑콤이 특허 침해 논란 속에 첫 쿠션 작품을 선보였고, 중저가 브랜드숍인 미샤마저 가세했다. 게다가 LG생건은 진일보한 쿠션 신제품을 4월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화장품 시장에 양보없는 대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쿠션 특허를 침해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프랑스 로레알 그룹 랑콤의 '쿠션 파운데이션'이 베일을 벗었다. 랑콤은 지난 27일 일명 미라클쿠션인 '블랑 엑스퍼트 쿠션 컴팩트'를 내놓고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랑콤 관계자는 "2월부터 쿠션 제품을 찾는 문의가 급증하는 등 출시 전부터 관심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쿠션은 파운데이션의 일종으로 기존의 바르는 타입이 아니라 쿠션 형태의 스펀지를 도장처럼 피부에 찍는 제품이다. 아모레퍼시픽이 2008년 개발했고, 지난해 아모레 13개 브랜드에서 9,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메가히트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대표 상품인 아이오페 에어쿠션의 경우 4초에 1개씩 팔릴 정도.
랑콤 쿠션의 경우 색상은 아시아 여성의 피부를 고려한 헬시 베이지·내추럴 베이지·로지 글로우 등 3가지로 간편한 터치만으로도 끈적임 없이 촉촉하고 생기있는 투명한 피부를 연출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SPF23, PA++에다 주름 개선 기능도 인증받았다.
랑콤과 함께 대표 명품기업인 LVMH 계열의 디올도 쿠션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브랜드 뿐만 아니라 국내 업체들도 비슷한 기술의 제품을 앞다퉈 선보이며 쿠션 열풍에 뛰어들고 있다.
LG생건은 다음달 세계 최초로 'NRSBR' 소재를 탑재한 신개념의 모이스트쿠션을 출시한다. 일반 퍼프보다 밀착력이 높고 얇게 발라지는 등 기존 폴리우레탄 소재보다 진일보한 NRSBR 신소재의 스폰지를 삽입한 제품이다. LG생건은 특허출원을 마쳤으며 이를 통해 쿠션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이 제품은 특히 폴리우레탄 스폰지가 시간이 지날수록 녹아내리고 스폰지에 파운데이션 액체 성분이 흡수되는 단점을 보완해 스폰지와 액체를 완전히 분리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시중에 나온 쿠션 제품 중 가장 진일보했다는 설명이다. NRSBR 쿠션 제품은 후, 오휘, 숨 등 LG생건 전라인에 적용될 예정이다. LG생건 관계자는 "지금껏 가장 우수한 첨단 소재로 어느 누구도 특허를 침해할 수 없을 만큼 독보적인 기술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존심 싸움이 과열되면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건은 3건의 '에어쿠션' 특허를 놓고 최근 4년 간 특허 소송을 벌여 각각 1승씩 주고 받았고, 오는 10월 또 다른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브랜드숍도 슬그머니 쿠션전에 발을 담갔다. 미샤는 지난달 23일부터 3월 1일까지 원가보다 싼 4,800원 초저가 한정으로 'M 매직쿠션' 홍보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이 때문에 제품 출시 하루도 안돼 품절 사태를 빚으면서 대부분의 매장에서 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매직쿠션은 이벤트 기간이 끝나면 정상가(1만3,000원대) 제품으로 재출시된다.
이에 맞서 아모레퍼시픽은 독보적인 쿠션 기술을 블러셔, 아이라이너 등을 비롯해 메이크업 제품 등에 다양하게 적용해 쿠션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또 해외 시장을 겨냥해 글로벌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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