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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한 노회장들 돌아왔다/IMF 한파로 기업경영 위기

◎올 경영권 2세이양 대성그룹 김수근 회장 경영회의 다시 주재/정세영 명예회장도 내년 자동차시장 대비 전략수립 등 분주노회장들이 노했다. IMF가 그 이유다. 2세들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거나 넘길 준비를 해온 노경영자들은 IMF한파로 애써 일궈온 기업경영이 위기를 맞자 다시 경영일선에 나서고 있다. 김수근 대성그룹회장(81)은 올해 창업 50주년에 맞춰 영대·영민·영훈 등 세아들을 그룹의 핵심에 앉히고 주식을 대거 양도하는 등 본격적인 경영권 넘기기 작업에 들어갔다. 세아들들의 권고에 따라 각지에 산재된 계열사를 구민정당사 자리로 옮기고 종로구 수송동 이마빌딩에 입주해 있던 그룹 본사도 안국동 동덕빌딩으로 옮겼다. 또 매일 출근하면서도 큰 현안이 아니면 챙기지 않겠다며 세아들에게 힘을 실어주며 세대교체라는 재계의 추세에 부응했다. 매주 한번씩 갖던 「그룹본부 정기임원회의」도 셋째인 김영훈 기획조정실 사장이 주재토록 했다. 그러나 IMF한파가 본격화된 이후 김회장은 다시 경영활동을 활발하게 펴고 있다. 김회장이 주재하는 경여회의가 잦아졌다. 임원들을 수시로 불러 IMF 이후 그룹운영바안 등을 꼼꼼히 따지고 있다. 『김사장과 독대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회의를 자주 소집해 현안을 하나하나 챙기고 있다』는게 임직원들의 설명이다. 그룹의 한 임원은 『한국의 경제위기를 동물적 감각으로 느끼는 것 같다』며 노회장의 활동을 전했다. 정세영 현대자동차명예회장의 행보도 여느때와 달리 매우 바빠졌다. 창립 30주년에는 사보를 통해 특별 기념사를 발표했고, 자동차시장 환경이 최악의 상황에 빠져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년 목표와 전략수립을 하느라 바쁘다. 대외적으로는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고려대에서 「경제불황탈출의 경험적 사례」라는 특강을 갖고 『모든 국민이 단결하면 앞으로 2∼3년내 우리는 IMF시대를 벗어나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특히 정명예회장은 『「한국이 잘사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던 외국인의 우려속에서도 우리는 6·25당시 국민소득 50만달러인 조국을 40년만에 1만달러로 끌어올린 저력있는 민족』이라며 『너무 상심말고 열심히하면 2∼3년내 IMF의 충격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영환경이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면서 한진·롯데 등의 경영권 교체는 더 늦어질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위기시대에는 아무래도 경험이 풍부한 노회장들이 필요하고, 특히 최근 세대교체를 단행한 그룹들의 잇단 도산도 주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박용배·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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