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Jump Up 보험산업 <1>기로에 선 '제2 사회안전망'

성장 둔화·M&A설·자본시장법 시행··· "위기냐 기회냐"<br>경기 침체로 수익성 직격탄 중소형사 생존 고민<br>금융업 칸막이 낮아져 은행등과 '한판싸움' 불가피<br>저수익성 사업 중단등 '포스트 금융위기' 대비해야


보험업계의 위기감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침체로 보험 성장률이 크게 둔화된 가운데 저금리로 자산을 운용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또 새로운 보험상품은 눈에 띄지 않는데다 은행ㆍ증권 등 다른 금융권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4중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본시장법 시행과 보험업법 개정, 회계기준 강화 등 일대 환경변화는 위기이자 새로운 기회요인이기도 하다. 금융위기 이후 보험업계 전체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에 '제2의 사회안전망'으로 불리는 보험산업이 나아갈 길을 5회에 걸쳐 시리즈로 진단한다. 최근 보험업계의 최대 이슈는 인수합병(M&A)이다. 공식적으로 매각 의사를 밝힌 금호생명 외에도 3~4개가량의 소형사의 이름이 M&A시장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반면 삼성화재ㆍ기업은행ㆍSC제일은행 등은 기회만 되면 국내 보험사를 인수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도 건전성 관리나 적극 시정조치를 활용해 보험산업 재편을 독려할 방침이다. 금융위기를 맞아 보험업계의 새판짜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류근옥 서울산업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동안 소형사들은 대형사를 벤치마킹해 성장해왔지만 금융위기 이후 경쟁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며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대형사 위주로 재편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기의 직격탄 맞은 보험산업=이처럼 M&A시장이 들썩이는 것은 그만큼 보험업계가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는 방증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보험료 수입은 지난 2005년 이후 3년 연속 두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다 지난해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에는 1.3%대로 떨어졌다. 이는 카드사태의 후유증을 겪었던 2003년(3.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올해도 고용대란, 실질소득 감소 등으로 가계가 보험 가입을 주저하면서 성장률이 3.7%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1~2월 보험연구원 설문조사 결과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상품에 '가입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각각 68.3%와 43.5%로 지난해 비해 18.1%포인트와 5.7%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그동안 변액보험ㆍ연금 중심으로 성장해온 생보사의 위기감은 더욱 크다. 생보사의 경우 지난해 보험료 수입이 오히려 2.5% 줄고 올해도 1.3%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성 지표는 더 암울해 올해 상반기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손보사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위기와 기회의 공존=올해는 보험산업의 분기점이다. 단지 영업실적이나 자산운용, 재무건전성 확보 등의 측면에서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이유뿐만이 아니다. 바로 자본시장법 시행과 금융지주회사법 및 보험업법 개정 등 보험산업의 일대 환경변화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우선 복합 및 파생금융상품 등 다양한 신상품을 취급할 수 있고 투자기능을 강화한 퇴직연금 상품 개발이 늘어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또 노령화 진행으로 보험ㆍ연금상품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자산관리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도 있다. 특히 지급결제 업무가 허용되면 보험사의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높아져 종합금융 서비스 기관으로의 도약도 가능하다.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많다. 금융업종 간 칸막이가 낮아지고 자율화가 가속화되면서 은행ㆍ증권과의 한판승부가 불가피하다. 당장 투자성 보험상품을 놓고 증권사와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상품이 등장하고 소비자 권익이 강화되면서 직원교육 비용이 늘고 소비자와의 분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1월 도입 예정인 보험판매전문회사제도도 양날의 칼이다. 보험회사 판매 채널과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되는 반면 제조와 판매가 분리되면서 대형 판매사에 보험사가 휘둘릴 가능성도 크다. 이 같은 환경변화와 맞물려 선진국 보험사나 국내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세한 보험업계의 이합집산도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한국보험학회에 따르면 한국의 은행자산 대비 보험자산 비율은 23.1%로 스웨덴(63.3%), 미국(59.0%), 영국(42.4%), 프랑스(39.9%)에 비해 크게 낮다. 보험업계는 경쟁력 확보를 통해 대형화ㆍ글로벌화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지, 수익성ㆍ재무구조 악화와 맞물려 M&A 대상으로 전락할지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포스트(Post) 금융위기에 대비하라=이 때문에 당장의 경영위기 극복은 물론 금융위기 이후를 대비해 새로운 발전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상용 손해보험협회 회장은 "금융업권의 고유 업무가 점차 붕괴돼 동종ㆍ이종 금융업종 간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며 "서비스 확대를 통한 시장창출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변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성장 가능성이 크지 않은 사업은 과감히 중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진면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아웃소싱이나 분사로 사업구조를 개혁하는 한편 자본확충 등을 통해 건전성을 개선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해약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존 고객들의 신뢰를 유지하는 것도 필수조건이다. 아울러 보험판매법제 선진화에 대응해 홈쇼핑ㆍ인터넷 등 판매 채널의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해야 한다. 또 경기침체로 보험사기 증가가 예상되면서 언더라이팅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발등의 불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은행ㆍ증권과 차별화된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또 퇴직연금상품의 경쟁력 확보, 건강ㆍ장기간병보험 등 고령화 상품 개발, 녹색성장과 같은 정책성 보험 확대 등도 절실한 실정이다. 강영구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자산규모가 120조원인 보험사와 1조원인 보험사의 조직ㆍ상품구조가 똑같은 게 문제"라며 "소형사의 경우 특화된 독자 역량을 개발해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