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곽영신(26)씨는 최근 스타벅스에서 가장 큰 크기인 벤티(591ml) 사이즈의 카페라떼를 주문했다 맛이 너무 연하다고 느껴 매장 직원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당황스런 답변을 들었다. 제품의 맛을 좌우하는 에스프레소 추출액인 샷(Shot)의 양이 중간 크기인 그란데(473ml) 사이즈와 동일하게 들어간다는 것. 곽씨는 "양이 늘어나면 당연히 원료도 더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스타벅스가 판매하는 주요 커피에 들어가는 에스프레소 샷의 양이 일부 사이즈에 따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커피빈, 엔제리너스 등 다른 커피 전문점들이 사이즈별로 첨가되는 샷의 용량을 늘리는 것과 대비돼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 스타벅스에 따르면 대표적인 커피인 아메리카노의 경우 에스프레소 샷(1샷=30ml)은 각각 1~4샷까지 용량에 비례해 늘어나지만 카페라떼와 카페모카, 카라멜 마키아또 등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의 경우 에스프레소 샷의 양은 숏과 톨에 각각 1샷, 그란데와 벤티에는 2샷으로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숏과 톨, 그란데와 벤티 사이에 각각 118ml의 용량 차이가 남에도 첨가되는 원액 양은 같아 남는 용량에는 대신 우유가 더 들어가는 셈이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하는 커피의 크기는 총 4가지로 가장 적은 크기인 숏(237ml)과 톨(355ml), 그란데와 벤티로 나뉜다. 하지만 다른 커피전문점에서는 용량에 맞춰 첨가하는 에스프레소 양에 확실한 차이를 두고 있다. 스몰(355ml)과 레귤러(477ml) 사이즈의 커피를 판매하는 커피빈은 카페라떼 등 우유 제품에 들어가는 에스프레소 샷이 사이즈별로 각각 1, 2샷이다. 할리스커피는 레귤러(384ml)에 2샷, 그란데(473ml)에 3샷을 넣어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원액을 넣는다. 227ml와 340ml, 454ml의 세 가지 용량의 커피를 판매하는 엔제리너스에서도 첨가되는 에스프레소 샷은 각각 1, 1.5, 2샷으로 다르다. 이밖에 주요 커피 브랜드들은 커피 사이즈 2종을 판매하며 우유를 넣는 제품에 대해서는 각각 에스프레소를 1샷과 2샷을 넣고 있다. 업체별로 기준 크기의 용량이 조금씩 차이가 나고 에스프레소 1샷의 용량도 기본 1oz인 28.35g과 약간 다르게 설정하고 있지만 사이즈 당 100ml대의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조건은 스타벅스와 동일하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은 톨 사이즈의 맛이 기본인 만큼 거기에 맞춘 결과"라고 밝혔다. 또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스타벅스에만 숏 사이즈를 판매하고 있는데 벤티 사이즈를 먹고 맛이 싱겁다고 느끼는 것은 숏 사이즈의 맛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 매장에서 판매하는 스타벅스 커피의 샷 첨가비율은 동일하며 오히려 숏과 그란데는 전 세계 표준보다 진하다고 느끼는 손님도 많다"고 설명했다. 주문 시 고객이 요청하면 에스프레소 샷 첨가량을 조절해 '맞춤형 커피'를 제공한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이 경우 조절할 수 있는 샷의 양은 소량이며 제휴카드와 스타벅스 선불카드 등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 샷 추가에 500원이 든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종류에 따라 들어가는 원료의 비율은 일정한데 용량 차이를 무시하고 에스프레소 양을 똑같이 유지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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