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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핫 이슈] 美 밖으로 자산배분 지속될듯
입력2003-12-21 00:00:00
수정
2003.12.21 00:00:00
이제 연말 증시도 얼마 남지 않았다. 약 1년 여 동안 진행되어 온 세계 증시의 랠리를 잠시 되돌아 보면서 내년 증시에 대한 전략을 생각해 볼 시점이다. 올해 세계 증시의 상승엔진은 미국 기업이익의 회복을 기반으로 한 국제 주식투자 유동성 유입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주가 상승률을 보더라도 미국 증시의 상승률을 중심으로 큰 편차 없이 촘촘히 분포되어 있다. 그만큼 세계 증시가 미국을 중심으로 동반상승 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글로벌 자산배분 시장의 간과할 수 없는 커다란 추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른바 비(非) 미국(Non-US) 투자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다. 올 들어 미국에서 주식형 뮤추얼펀드로 유입된 총 규모 중 미국 이외의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로 유입된 규모는 30%로 이는 지난 15년간 역사적 최고치였던 1993년 17%의 2배에 육박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9월까지 상승 국면에서 미국 주식을 꾸준히 순매수해 왔던 미국 이외 지역의 투자가들이 10월 들어 순매도 전환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비 미국 지역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의 자금유입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전체 미국 주식형 뮤추얼 펀드의 펀딩 액 중 아태펀드(일본 제외)의 비중은 3.2%로 1993년의 역사적 최고치인 3%를 넘어섰다. 또한 올 들어 각 펀드별 순자산 대비 유입 비중을 보면 중국, 일본, 아태펀드들이 최상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태 편중 현상을 잘 알 수 있다. 이머징 마켓 펀드 안에서도 `빅4`라 할 수 있는 한국ㆍ타이완ㆍ브라질ㆍ남아공 중 한국ㆍ타이완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브라질과 남아공의 순매수 규모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이러한 세계 자산 배분의 추세 변화는 미국 경제의 중장기 성장 엔진 부재에 대한 고민이 바탕에 깔려 있다. 지속적인 성장은 투자 없이는 불가능하다. 미국의 기업 투자 구조를 보면 정보기술(IT)섹터에 대한 투자가 전체 기업투자의 70%(물량기준)에 달한다. 통상 공장을 짓고 기계를 새로 설치하는 것을 전통적인 기업투자의 본령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미국에서 이미 1998년부터 PC나 서버를 사고 소프트웨어에 투자하는 이른바 `IT투자`가 전체 기업 투자의 50%를 넘겼다. 문제는 이 IT투자 중 PC관련 투자가 50%에 달하는데, PC라는 핵심 자본재의 한계 효용이 감소하면서 점차 산업사이클에서 은퇴의 길로 들어선다는데 미국의 고민이 있다.
데이터 퀘스트에 따르면 북미 기업 PC판매량은 2004년 4ㆍ4분기를 정점으로 2007년까지 꾸준히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올 4ㆍ4분기가 북미 기업 PC 판매량의 역사적 고점을 형성했을 지도 모른다는 모험적 가정을 아직 고려하고 있다.
어쨌든 PC라는 걸출한 핵심 자본재가 역사에서 퇴장한다는 것은 PC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수평ㆍ수직 산업 포지셔닝 상 우위를 점하면서 호황을 누려왔던 미국의 핵심 부품 및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투자수익률이 점진적으로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기업의 투자수익률이 하락하면 미국으로 몰려 들었던 자금은 다시 더 높은 투자수익률을 추구하기 위해 유출될 수 밖에 없다. 미국 이외의 성장 엔진으로 중국이 새롭게 부상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아태 지역,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비 미국 지역으로의 자산 배분 증가 현상이 하나의 중장기적 추세로 보는 시각이 중요하다. 표면적으로는 중국 구경제의 중장기 성장성에 동참하려는 욕구도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세계 IT산업 구조가 PC중심에서 디지털 통합기기 중심으로 재편되어 가는 상황에서 세계 표준은 일부 디바이스 업체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고, 30억 인구를 자랑하는 아시아의 매력은 구경제, 신경제를 구분하지 않을 것이다.
내년 상반기 중 중국 경기의 일시적인 하강이 다소 우려되고 있다. 미국의 기업이익 회복 추세도 상반기중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미국 주식시장이 중장기적으로 횡보를 하더라도 비 미국 지역으로의 자산 배분 증가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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