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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애프터서비스가 없는 나라

자동차보유대수도 1,000만대를 넘은지 오래다. 요즘 자전거보다 흔한게 자동차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받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갖고 있던 자동차까지 팔아 씀씀이를 줄인지가 엊그제인데, 이제는 레저용차량(RV)시대라며 너도나도 새차 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휴대전화와 자동차. 바쁜 도시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통신과 운송수단이다. 휴대전화와 자동차는 도시인에게 생활필수품이 됐다. 그런 덕에 통신회사와 자동차회사들은 연일 들어오는 수입을 계산할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바쁘다는 얘기다. 현대문명의 대표적인 이기(利器)인 휴대전화와 자동차회사들이 돈방석에 앉은 것은 바로 소비자들의 사랑 때문이다. 그러나 휴대전화회사나 자동차회사들이 고객에게 베푸는 대접은 말그대로 푸대접이다. 휴대전화의 이용요금표를 받아본 사람들은 매월 짜증이 나지 않을 수 없다. 기본요금이 전화를 건 요금보다 더 많이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용요금은 3,000~4,000원정도인데 기본요금은 1만6,000~1만8,000원정도다. 기본요금이 이용요금보다 너댓배나 더 많은 것이다. 소위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택시를 탔다고 한 번 생각해보자. 기본요금이 탄 거리의 요금보다 많다면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 바뀌어야 한다. 우월자의 지위를 남용해 소비자를 갈취하는 불합리한 행태는 개선돼야 한다. 전화이용자가 부담하는 전파이용료도 그렇다. 서비스를 공급하는 업체가 당연히 모두 물어야 한다. 법원도 불합리한 점을 인정해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아직까지 개선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법원에서 판결한 사항을 정부눈치만 보고 있는 모습이다. 그 수입이 과태료나 벌과금보다 월등히 많으니 버티고 보자는 태도다. 구형 휴대전화기를 갖고 있는 사람은 배터리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은 경험이 많을 것이다. 기계를 공급한 회사에 문의를 하면 대뜸 『그 모델은 단종(斷種)돼 구할 수가 없다』는 대답뿐이다. 울며겨자먹기로 생돈을 내고 새 모델을 구할 수 밖에 없는게 소비자들의 입장이다. 구형 모델의 부품이 없어 소비자들이 애를 먹는 것은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차를 구입한 지 3년안에 중고차로 팔고 새 차를 구입하는게 가장 유리하다는 인식이 깊이 박혀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는 3년정도가 지나면 고장이 잦아지기 때문에 수리비를 들이니보다는 새 차를 사 수리비로 월부금을 내는게 훨씬 더 경제적이라는 얘기다. 자동차회사 판매사원들은 물론 경영을 맡고 있는 사람들까지 공공연히 이같은 말을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차를 오래 끌고다니는 알뜰파들은 3년이 지난뒤 정품의 부품을 구하기란 매우 어렵다. 팔기만 하고 사후관리는 책임지지 않는 회사. 그런 회사가 커서는 안된다. 이런 일은 비단 기업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정치도, 행정도, 사법도 모두 그렇다. 판매만 있고, 수리는 없는 그런 회사나 기관은 바로잡아야 한다. 소비자들의 보다 현명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때다. 金熹中사회부차장JJ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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