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이들을 겨냥한 액면분할이 잇따르고 있다. 액면분할을 할 경우 유동성이 늘어난다는 면에서 주가에는 일단 긍정적이다. 하지만 과거의 사례를 통해 볼 때 액면분할 공시 이후에는 대부분 주가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투자에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0일 증시에서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는 공시를 낸 고려제약은 상한가로 마감했다. 지난 17일 장 마감 후 액면분할 공시를 낸 포스데이타도 이날 급등세를 이어가는 등 액면분할 공시 기업들의 공시 직후 주가 흐름이 좋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액면분할을 한 코스닥기업을 분석한 결과 주가는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공시 이전에 오르고 공시 이후에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액면분할을 한 32개 코스닥기업 중 26개 기업의 공시 전 5일 주가가 올랐고 6개 기업만 떨어졌다. 반대로 공시 후 5일 주가는 20개 기업이 하락하고 12개 기업이 상승했다. 즉 액면분할 공시를 내기 전 이미 정보가 새나가면서 주가가 뛰다가 정작 공시를 내면 차익 실현으로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이후 주가도 큰 움직임이 없는 경우가 많았으며 오르더라도 액면분할로 인한 유동성 제고보다는 실적 모멘텀 등 다른 이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액면분할은 단순히 주식수가 늘어나는 것일 뿐 기업가치 변화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주식수가 워낙 부족해 기관 등 큰 손이 사고 싶어도 나중에 팔기 어려울 것을 우려해 사지 않는 경우 액면분할을 실시하면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주가에도 도움을 주게 된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주식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환금성에 도움이 될 때 액면분할을 실시하면 주가가 오를 수 있다”며 “경험적으로 볼 때 많은 경우 액면분할과 주가는 관련이 없었다”고 말했다. 서정광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문제 때문에 기업가치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는 종목이 아니라면 액면분할은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런 투자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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