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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협상] 국회 비준 전망

대선·총선 부담… 연내 처리 불투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지만 국회 비준안 연내 처리가 불투명하다. 원내 1, 2당인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이번 협상에 대해 원론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이면 한미 FTA 비준안 처리가 가능해 원칙적으로는 전체 296명 의원 중 한나라당(127석)과 열린우리당(108명)만으로도 비준안 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당내 농촌 지역구 출신 및 개혁 성향 의원들의 반대로 당론 채택에 난항이 예상된다. 여기에 올해 대통령 선거와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선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어서 한미 FTA 협상안의 국회 비준이 상당 기간 표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선ㆍ총선 부담=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와 내년 4월 총선은 비준안 처리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각 정당은 특히 농촌 표심을 버릴 수 없는 상황이고 범여권의 경우 여기에다 반FTA 입장인 진보 진영을 껴안아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일부 범여권 대선 주자들이 벌써부터 단식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더구나 비준 주체인 국회의원들이 다가오는 총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누구도 쉽게 국회 비준안을 앞장서 처리하는 ‘총대’를 메려 하지 않을 것이다. 각 당 지도부는 당내 특위 등을 구성, 협정안을 면밀히 분석하는 등 최대한 당론 확정에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노무현 대통령 탈당으로 ‘여당’이 없다는 점도 비준안 처리의 동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농촌당’ 또 나올까=권오을 한나라당 의원 등 국회의원 40명이 최근 ‘한미 FTA 졸속 타결 반대 비상시국회의’를 열자고 제안하는 등 벌써부터 농촌지역 의원들의 결집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국회에 한ㆍ칠레 FTA 비준동의안이 제출됐던 지난 2003년 7월에도 이 같은 상황이 전개되면서 세번이나 비준안 처리가 무산됐으며 결국 해를 넘긴 2004년 2월에야 국회 통과가 이뤄졌다. 여야를 막론하고 농촌지역 출신 의원 50여명 이상이 비준 실력 저지에 나서 ‘농촌당’이라 불리며 막강한 세를 과시했다. 이번 FTA협상은 칠레보다 훨씬 교역 규모가 큰 미국을 상대로 한 것인 만큼 이들의 비준 저지 ‘액션’은 더욱 강해질 것이란 게 일반적 관측이다. ◇여론 압박이 관건=하지만 여론이 한미 FTA 비준 찬성 쪽으로 강하게 흐를 경우 국회도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익을 위한 정부의 결단에 국회가 장기간 발목을 잡는 상황으로 내몰리면 각 당 지도부가 여야를 떠나 협정안 비준을 강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각 당 지도부는 총선 일정을 역이용, “당론을 어기고 비준안을 반대할 경우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논리로 각 의원들을 압박할 수도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비준안 처리는 여론 추이에 따라 내년 4월 총선을 전후해 결론 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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