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법인들의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일인 31일 삼성·LG·SK·현대차(005380) 등 주요 대기업에서 연봉 5억원 이상 받는 등기임원들의 개별 보수가 처음으로 공시된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시행된 자본시장법 개정법률에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신 사장의 연봉이 12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등기임원 3인의 평균 연봉은 52억원이었다. 이외 현대차는 등기임원 4인에게 평균 23억원의 연봉을 지급했으며 LG그룹은 평균 25억원, SK는 평균 52억원을 지급했다.
이에 앞서 지난 28일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금호석유(011780)·만도·휠라코리아 등의 등기임원 중 가장 높은 연봉을 받은 임원은 박찬구 금호석유 회장으로 지난해 42억4,000만원을 받았다. 이외 정몽원 만도 회장은 23억 9,000만원을 받았으며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은 11억원을 받았다.
코스닥기업들 중 가운데서는 이익우 젬백스&카엘 대표가 지난해 81억7,900만원을 지급받았다. 급여는 1억원이었지만 스톡옵션 행사 이익이 80억원에 달했다. 지금까지 사업보고서를 낸 코스닥기업 중 등기이사 보수가 5억원을 넘는 곳은 모두 35개사(39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14개사(40%)가 바이오와 정보통신(IT) 업종에 속해 이들 업종에 고연봉 임원들이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바이오 기업 중에서는 박동현 메지온 대표(12억6,000만원),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9억3,000만원)의 연봉이 5억원 이상이었다. IT기업 가운데선 김원남 파워로직스 대표의 지난해 연봉이 13억5,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민형 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임원들의 연봉 자체가 높은 것은 문제가 아니다"며 "다만 기업실적이 좋지 않을 경우 평직원들을 구조조정을 하거나 연봉 인상을 억제하면서 임원들이 기업 경영상황과 관계없이 고액연봉을 고집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이번 연봉 공개가 기업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오너들이 고액연봉을 자제하고 직원들과 경영에 대한 책임을 함께 지려는 자세를 보여주는 문화로 정착된다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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