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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국내기업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KOTRA와 무역협회 등 관계기관들은 비상상황반을 가동하고 현지 시장변화를 점검하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수출한 물품을 받아야 하는 이집트 현지 거래처와 연락이 끊기거나 관련서류가 제때 도착하지 않아 수출품의 선적이 미뤄지거나 수출대금 결제가 지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산업용 전자제품을 이집트로 수출하는 A사는 이달 중순 500만달러어치의 제품이 이집트에 도착할 예정이지만 현지 바이어와 연락이 끊겨 배가 도착해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하다. 또 석유화학원료를 수출하는 B사는 이달 안으로 10만달러 상당의 제품을 선적할 예정이었지만 현지 거래처와 연락이 두절돼 선적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플라스틱제품을 이집트로 수출하는 C사는 제품선적 후 선적확인증을 국제특송업체인 DHL을 통해 보냈지만 카이로 공항에서 운송업체의 발이 묶인데다 현지 은행도 업무를 중단하면서 대금을 받는 날짜가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의약품을 수출하는 D사는 지난 1일 현재 이집트로 보내는 모든 제품의 선적을 보류했다. 특별화물로 분류되는 의약품의 경우 통관중단과 같은 비상상황시 화물손실에 대한 부담을 운송사(항공사)가 지게 되다 보니 운송사가 선적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은미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이집트 수출은 22억달러로 전체 무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이집트가 북아프리카 진출의 거점이자 떠오르는 신흥시장인 만큼 이번 사태에 따른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기업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집트 시위 확산에 따른 국내기업들의 피해가 현실화되면서 KOTRA는 1일부터 '중동-북아프리카 비상상황반'을 가동하고 있다. KOTRA 정보컨설팅본부장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상황반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14개 비즈니스센터(KBC) 센터장을 반원으로 해 일일 보고체제로 운영 중이다. 비상상황반 직원들은 설 연휴에도 출근해 현지의 시장변화를 수시로 모니터링하며 대처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KOTRA는 앞으로 시위가 더욱 확산돼 이집트 경제가 완전 마비될 경우 2월 한달간 당초 수출전망액인 3억달러의 80%에 달하는 2억4,000만달러가량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 3곳의 가동중단으로 매월 1,700만달러 규모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KOTRA의 한 관계자는 "튀니지에서 시작된 정정불안이 이집트에 이어 중동ㆍ북아프리카 주변국가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원유수입과 운송ㆍ수출 등에서 이들 지역과 거래하는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KOTRA에 따르면 4일 현재 이집트에 진출한 국내기업 24곳 가운데 19곳의 직원과 가족들은 한국과 제3국으로 대피했으며 LG전자와 삼성전자ㆍ현대모비스 등 5개 기업의 직원 및 가족 27명은 이집트에 체류 중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집트 시위사태로 5일부터 카이로행 노선의 운항을 한주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인천에서 출발해 타슈켄트를 거쳐 카이로로 가는 노선을 월요일과 수요일ㆍ토요일 주3회 운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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