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지방행정공제회의 자금운용을 책임지면서부터는 주식에 신규 투자를 하지 않고 있지만 그 이전 민간기업에 있을 때에는 금융자산의 대부분을 저평가 우량주에 투자했습니다. 앞으로 활황장이 오면 기존 주식을 팔아 국내외 주식형 펀드로 갈아탈 방침입니다.” 지방공무원 21만여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지방행정공제회의 자산운용(3월현재 자산규모 3조600억원)을 책임지고 있는 현봉오(사진) 지방행정공제회 사업담당 부이사장은 “저평가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할 경우 중장기적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은 비록 공직자재산등록 대상으로서 직무와 연관된 주식 신규투자를 하지 않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 잡주에서 대박을 내겠다는 환상을 버리고 우량주 중심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짠다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생각은 지난 2001년 6월부터 2002년 말까지 한국투신의 주식운용책임자(CIO)로 근무하는 등 투신사에서 22년을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단기에 대박을 내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느긋하게 3년정도 보유할 수 있는 우량주를 공략한다면 중간중간에 비록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그의 신념이다. 그는 부동산의 경우 아파트 한 채만을 소유하고 있으며, 자산의 대부분을 과거에 투자한 삼성전자, 신세계, 이건산업, 금호산업 등 우량주에 묻어두고 있다. 이 중 이건산업은 3~5년 장기투자 할 수 있는 자산주이고, 금호산업은 금호가 지주사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빛을 보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현 부이사장은 공제회의 주식투자 자금도 지난해 6,000억원 규모에서 올들어 1,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7,000억원 선으로 늘렸다. 이 중 3,000억원은 공제회에서 직접투자하고 4,000억원은 투자 자문사에 맡기고 있는데, 직접투자의 경우 동양제철화학, 서울반도체, 에이스디지텍 등 25개안팎의 저평가주에 투자하고 있다. 또 신한지주가 LG카드를 인수할 때 3,600억원을 투자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대규모 인수합병(M&A)때 전략적 투자자로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직접 투자자들은 장기투자 원칙 아래 성장성 있는 우량기업에 투자한 뒤 기다리면 된다”고 강조하는 현 부이사장은 권하고 싶은 우량주로 삼성전자 외에 CJ를 꼽았다. CJ 주가는 현재 바닥 수준인데다 삼성생명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지주회사로의 전환도 꾀하고 있어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과거에 투자했던 우량주를 앞으로 강세장이 올 경우 차익을 실현해 국내ㆍ외 주식형펀드로 갈아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중국 등 해외 증시를 눈여겨보고 있는데, 중국 증시가 과열 상황이어서 앞으로 후퇴와 조정기를 거친 뒤에 진입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베트남의 경우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해 적립식 투자가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 부이사장은 “주식은 언제나 사람들이 몰릴 때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며 “중국 증시가 크든 작든 조정을 거친 이후에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또 국내외 펀드를 고를 때에는 혼합형이나 채권형보다는 주식형 펀드에 묻어두는 것이 효과적으로 보이며, 개별펀드를 선택하기가 힘들면 수익률이 지수와 같이 움직이는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인덱스펀드는 수수료도 쌀 뿐만 아니라 보통 주식형 펀드에서 중간이상의 수익률은 유지하는 경향이 있어 장기투자자에게 적합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자녀들에게도 펀드투자 등 경제 마인드를 꾸준히 심어줘 대학생인 두 딸 모두 세뱃돈이나 아르바이트비를 주식형펀드에 투자하고 있으며 큰 딸의 경우 1,000만원을 만들어 6개월간 해외 어학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현 부이사장은 증시 전망과 관련,“하반기 유가와 환율안정 등으로 기업실적이 개선되는데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1,600~1,65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2004~2005년 펀드 활황국면에서도 들어오지 않았던 큰 손 자금이 부동산시장의 침체와 맞물려 증시로 유입되면서 활황장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개인들의 경우 지금이 부동산 투자의 적기는 아니지만 정부가 계속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 재정을 확대할 것으로 보여 회사 차원에서는 부동산 투자를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아산-배방지구 복합단지 개발과 원주기업도시, 용산역세권 개발 등 각종 부동산 개발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이근경 전 재경부차관이 제안한 부동산ㆍ광물ㆍ농업투자 전문회사인 마이어자산운용(가칭, 자본금 120억원)에 30%를 투자키로 한 것도 이 같은 전략에 따른 것이다. 특히 고려아연과 대우증권 등과 공동투자하는 마이어자산운용의 경우 부동산분야로 특화할 경우 회사의 부동산 투자전략과 맞물려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