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교보생명 상장땐 '30조 돈잔치'

삼성과 교보의 주요 대주주들은 적게는 5,000억원에서 최대 4조원까지 시세차익을 챙기게 되며 과거 계약자 몫으로도 최대 9조5,000억원이 배정돼 공익재단에 출연된다.14일 업계에 따르면 생보사상장자문위원회가 지난 13일 발표한 상장방안과 삼성과 교보가 자체 전망한 상장 후 주가를 토대로 이들 기업의 상장이익 배분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삼성·교보는 상장이 되면 주가가 각각 70만원과 65만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삼성은 이건희(李健熙) 회장이 삼성자동차 부채 해결을 위해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를 내놓자 이 가운데 일부를 계열사들이 주당 70만원에 사들이는 등 이미 주가조성에 돌입한 상황. 교보 역시 삼성생명 주가에 크게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이 주가를 목표선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다면 현재 1,000억원 수준인 삼성생명의 주가총액은 상장 이후 17조~20조원까지 늘어나며 교보생명도 686억원을 단번에 11조원 규모로 만드는 「마술」을 부리게 된다.

◇주주 몫 최대 140배 뻥튀기=현재 비상장사인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주식은 대부분 오너 일가와 관련기업들이 나눠갖고 있는데 목표 주가에 도달하면 각각 140배와 130배로 뻥튀기 된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 주주들의 몫은 14조원, 교보생명 주주들의 몫은 8조9,180억원이 된다. 기업공개 만으로 이처럼 천문학적 이익을 챙기는 셈이다.

생보사 상장의 가장 큰 수혜자는 교보생명의 신창재(愼昌宰) 이사회의장. 교보생명 지분의 45%(장부가 309억원)를 갖고 있는 愼의장은 상장 후 주가가 65만원이 되면 총 가치가 무려 4조131억원에 이르는 주식 보유자가 된다.

삼성그룹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李在鎔)씨가 대주주로 있는 에버랜드가 돈방석에 앉게 된다. 에버랜드는 삼성생명 지분의 19.35%를 확보하고 있는데 주가가 75만원에 달할 경우 2조7,000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누리게 된다.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신세계와 제일제당도 각각 1조5,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얻는다. 반면 이건희 회장은 보유지분 가운데 상당부분을 자동차 처리에 내놓았기 때문에 큰 이득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계약자 몫 최대 9조5,450억원=상장 자문위가 공청회에 내놓은 상장안은 지난 89년과 90년에 상장을 전제로 실시했던 자산재평가 차익의 적립금(삼성 936억원, 교보 686억원)을 계약자에게 주식으로 무상 배분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문위는 계약자 지분을 전부 자본으로 전입하느냐(1안)와 자본전입 한도를 지키느냐(2안)에 따라 두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상장이익 배분 대상은 과거 자산 재평가 당시의 계약자로 한정되는데 10년 전의 계약자를 모두 찾아내기 어려운 만큼 공익재단으로 넘겨져 사회사업에 쓰이게 된다. 1안에 따를 경우 삼성생명 계약자의 몫은 6조620억원, 교보생명 계약자의 몫은 2조9,250억원이다. 따라서 9조5,450억원이 공익재단에 넘어간다. 반면 2안이 채택돼 증자가 제한되면 계약자 몫은 줄어들어 삼성은 3조9,340억원, 교보는 2조6,78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 기업이 상장 전에 다시 한번 자산재평가를 실시할 경우, 평가이익중 상당부분은 현재의 계약자들에게 직접 배분될 전망이다.

그러나 해당 기업들이 『주식회사를 공개할 때 자본 이득은 전부 주주 몫이므로 계약자에 대한 주식 분배안은 상법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정부가 계약자에 대한 주식배분을 강제할 경우, 개인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법률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상복기자[e-mail]

우승호기자[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