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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으로 태어난 '마당을 나온 암탉'

문예회관서 아동 베스트셀러 인형극화철학적 깊이와 따뜻한 분위기의 원화로 아동 문학계에 돌풍을 일으킨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이 손인형을 이용한 연극으로 다시 태어난다. '놀보 도깨비를 만나다' '짱아 짱아 베짱아' 등 아동극을 주로 선보여 온 극단 민들레가 지난 23일부터 오는 2월 17일까지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인형극 '마당을 나온 암탉'을 무대에 올린다. 알을 품어 새끼를 낳는 게 소원인 암탉이 주인의 보호 영역인 양계장과 마당을 빠져 나와 청둥오리 새끼를 홀로 키워가는 과정이 주된 내용이다. 연극 '마당을.'의 가장 큰 특징은 손인형과 배우들의 움직임을 통한 독특한 캐릭터 살리기에 있다. 등장인물의 외형 특징은 손인형이 표현하고 심리적인 표정과 전체적인 움직임 등은 배우들의 몸짓으로 살아난다. 배우들이 인형을 조작하거나 복화술을 이용하는 기존 인형극과는 달리 손인형과 배우들은 하나가 돼 각 캐릭터를 표현하는 식으로 극이 전개되는 것. 극은 독특한 의성어와 몸짓, 쉽고 압축적인 대사와 재미있는 소품 등을 활용해 유치원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짜여졌다. 하지만 아는 만큼 느끼고 해석할 수 있는 깊이의 다양성이 더해져 성인관객이 보기에도 무리가 없다. 따뜻한 분위기의 무대 톤과 퍼즐게임을 맞추는 듯한 다양한 세트 활용 역시 전체적인 흥미를 더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동화 '마당을.'은 외국산 환타지물이 점령하고 있는 아동도서 시장에서 지난 2년간 10만부 가까운 판매고를 기록하며 국내 아동물 베스트셀러의 자존심을 지켜 온 순수 창작동화다. 삶과 죽음, 자유와 복종, 사랑과 희생 등 철학적 내용을 담아 출간 당시 어린이들이 읽기엔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을 돌이켜 보게 하는 철학적 내용이 호응을 얻어 유일하다시피 한 아동 순수창작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방학을 맞은 자녀와 동반 성인관객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는 무대다. 원작의 호응에 힘입어 첫 주분 좌석이 모두 매진됐다. 2월11일을 제외하면 기간 중 하루도 쉬지 않고 공연이 열린다. 강윤정 등 6인 출연. 오후2시ㆍ4시 공연.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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