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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수출에 상표 주의보

마미로봇, 미국 진출 첫발부터 삐긋

현지업체 ‘아이로봇’과 상표 유사해 상표 등록 거부당해

브랜드 조사 등 시장분석 선행돼야

로봇청소기 전문업체 마미로봇이 상표 등록을 소홀히 했다가 미국 시장 진출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현지 로봇청소기 브랜드와 이름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상표 사용에 제동이 걸린 것.

16일 업계에 따르면 마미로봇은 미국 관계당국에 상표 등록을 시도했으나 지난해말 브랜드 사용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로봇청소기 브랜드인 아이로봇과 상표가 비슷한 게 화근이었다.

한마디로 ‘마미로봇(MAMIROBOT)’은 ‘아이로봇(IROBOT)’ 앞에 ‘MAM’만 덧붙인 유사 상표라는 것. 이는 IROBOT에 엄마를 의미하는 MAM을 붙인 ‘MAM-IROBOT’으로 보일 수 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수년전부터 미국 시장조사와 진출 준비를 해온 마미로봇은 브랜드 사용 불가 통보로 제품은 팔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게 됐다. 중소기업으로 비교적 큰 비용이 드는 법인까지 세우고 미국 진출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으나 안이한 업무처리로 인해 이제까지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게 된 셈이다.

마미로봇은 미국 당국의 이번 조치는 말도 안 된다며 억울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로봇이라는 보통명사 외에는 전혀 유사점을 찾기 힘든데 이를 근거로 제품을 못 팔게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며 자국 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핑계 아니냐”는 항변이다. 박광훈 미국법인장은 “상식적으로 양측 모두 로봇전문 기업이기 때문에 기업명에 보통명사인 로봇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며 “마미로봇이란 브랜드 사용불가는 단지 경쟁사의 시장진입을 막기 위한 일시적인 방책 같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에대해 수출 전문가들은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현지 시장 진출에 앞서 먼저 브랜드 사용이 가능한지 타진하는 사전 조사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만약 유사 브랜드 때문에 등록이 안될 경우 별도 브랜드를 만들면 되는데 미리 브랜드 조사를 하지 않아 아까운 시간만 낭비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코트라의 한 관계자는 “코트라의 경우 미국 LA, 뉴욕에 현지 데스크를 갖추고 유사 상표 검색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며 “미국 당국은 상표를 놓고 혼돈할 수도 있는 만큼 국내업체들은 현황을 사전 검색해 상표 등록에 대한 의견을 미리 받아보고 차질없이 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결국 마미로봇은 미국 현지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브랜드를 다시 만들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현지 시장 공략에 차질을 빚게 됐지만 미국 당국과 현지 대기업 등을 상대로 소송을 할 경우 손실이 더 크기 때문이다. 마미로봇 관계자는 “미국시장 진출이 지연되기는 했지만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다시 도전하겠다”며 “마미로봇의 기술력과 품질이라면 미국시장에서도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찍부터 세계 진출을 위해 노력해온 이 회사는 현재 독일ㆍ일본ㆍ싱가포르ㆍ홍콩ㆍ중국ㆍ대만ㆍ영국 등 9개국에 해외 법인을 설립, 국내에서 만든 로봇청소기를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 진출 경험을 쌓아온 마미로봇이지만 사전 조사 미흡으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만큼은 첫발부터 헛디디는 뼈아픈 실수를 기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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