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부진했던 일본 펀드에 다시 햇살이 비추고 있다. 올 들어 미국과 유럽 펀드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일본 펀드가 경제활성화 전망에 최근 미국과 유럽 펀드 수익률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1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상반기 높은 수익률을 보였던 미국과 유럽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하반기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1월~6월 말 기준) 미국과 유럽의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각각 6.12%, 3.88%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일본 주식형 펀드는 -4.91%로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이러한 분위기가 반전됐다. 하반기(7월~8월14일 기준) 미국과 유럽 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1.12%, -4.68%를 나타내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일본 펀드는 0.47%를 나타내며 플러스로 바뀌었다.
일본 펀드의 이러한 선전은 올해 말까지 일본 주식시장의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 때문에 가능했다. 이러한 전망에 실제 일본 주식시장으로 글로벌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일본 주식시장을 글로벌 주요시장 중 주당순이익(EPS) 성장세가 가장 높은 시장으로 전망하고 있고 하반기 닛케이지수는 1만8,000선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서유럽 주식 펀드에서 지난 2012년 4월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출된 반면 일본 주식 펀드로는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6월 법인세 인하와 일본 공적연금 자산배분 개편을 내용으로 한 일본 경제재건안 발표 이후 일본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한국투자신탁운용 채널영업본부 팀장도 "노르웨이 국부펀드, 사우디아라비아 통화청 등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일본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어 수급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아베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가 강하고 일본 최대 공적연기금인 GPIF도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등 일본 증시의 상승 여력이 높아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최근 1년간 2배 이상의 자금을 일본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고 사우디 통화청도 최근 6개월 사이 투자 규모를 2배 이상 확대했다.
이러한 일본 경제전망에 국내에서도 일본 관련 상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KB한일롱숏펀드'가 출시됐고 하반기에도 '일본레버리지ETF'가 상장되며 투자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일본 가치주에 투자하는 '한국투자 노무라일본밸류 증권펀드(주식-재간접)'를 최근 출시했다. 이 펀드는 일본 및 아시아 최대 규모인 노무라자산운용의 일본 주식 선정능력이 가장 잘 반영된 '노무라 일본 전략적 가치 펀드'에 주로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다. 삼성자산운용도 한일 롱쇼트펀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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