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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 "주식혼합형 출시해야"… 판매사 "주식형 중심이 바람직"

위험자산 늘린 DC형 상품 퇴직연금 놓고 갈등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늘린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상품의 출시를 놓고 운용사와 판매사가 갈등을 겪고 있다. 운용사들은 전문가들이 위험자산 투자 한도 내에서 리밸런싱(재배분)하도록 주식혼합형 퇴직연금 상품을 출시해야 한다고 보는 반면 판매사들은 가입자가 스스로 판단에 따라 자산을 위험자산 투자 한도에 맞게 여러 펀드에 나눠 담게 해야 한다고 맞선다. 이에 따라 판매사들 가운데 일부는 주식혼합형 상품을, 일부는 주식형 상품을 통해 퇴직연금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DC형 퇴직연금의 위험자산 투자 한도가 확대됨에 따라 관련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자산운용사와 판매사 간에 막바지 논의가 한창이다.

운용사들은 주식혼합형 상품이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기본적으로 장기 상품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자산배분(포트폴리오) 상태를 조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연금에 가입만 하고 포트폴리오를 변경하지 않는 투자자들이 상당히 많다"며 "자산운용에 전문성을 지닌 운용사가 하나의 펀드 내에서 포트폴리오를 짜면서 위험자산을 70% 이내로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대형 증권사는 하나의 상품에만 가입하면 주식이 문제인지 채권이 문제인지 알기 어렵다며 혼합형 상품 출시에 반대하고 있지만, 복수의 모(母)펀드에 투자하는 자(子)펀드로 출시하면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판매사들은 가입자들의 투자 성향을 파악하기가 어렵다며 주식혼합형 상품을 출시하는 방안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또 은행이나 대형 증권사들은 이미 퇴직연금 계좌가 위험자산 한도에 도달했을 때 고객들에게 알려 리밸런싱하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놨기 때문에 위험자산 관리에 대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다. 고재현 미래에셋증권 연금컨설팅 팀장은 "주식에 70%까지 투자할 DC형 가입자들이라면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인데 이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지 파악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기존에도 채권혼합형 상품이 있었고 전체 자산의 40%까지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갖춰져 있었는데도 주식 투자 수요가 적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팀장은 이어 "주식에 100% 투자하는 주식형 퇴직연금 펀드를 시장에 출시하면 가입자가 자신의 성향에 맞게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에 7대3 비율의 한도 내에서 투자할 수 있다"며 "주식혼합형 대신 주식형 상품 중심으로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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