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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대신 앱… 유료 보단 무료

급변하는 인터넷 비즈니스 패러다임

PC서 모바일기기로 전환 … 앱 사용비중 86% 달해

공짜가 대세 엔씨소프트 등 유료화 전략 업체 타격


#회사원 박 모 씨는 출근부터 퇴근까지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앱)은 20개가 넘어도 박 씨가 사용하는 앱은 고작 5~6개에 불과하다. 20여 개 앱 중 메신저, 뉴스, SNS, 포털 앱을 하나씩 사용하고, 게임 2개를 이용하는 정도다. 한 때 인터넷 웹(web) 서핑을 즐겼던 박 씨지만 지금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5~6개 앱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터넷 이용자 환경이 급변하면서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고 있다. PC 기반의 인터넷 이용이 줄고 모바일 기반의 인터넷 이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모바일에서도 웹(web)이 아닌 특정 앱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인터넷 비즈니스 환경도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20일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최근 실시한 '2013년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 결과, PC 기반의 인터넷 접속률은 2012년 82.1%에서 2013년 79.8%로 낮아졌고, 모바일 사용은 이 기간 동안 58.3%에서 91%로 30% 포인트 넘게 성장했다. PC가 인터넷의 대명사였다면 요즘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가 인터넷의 대표 주자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모바일에서도 웹(web)이 아닌 앱(애플리케이션)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있다. 모바일 리서치 업체 '플러리'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13년만 해도 이용자들은 모바일에서 보내는 시간의 80%를 앱에서 쓰고 나머지 20%는 웹을 이용했다. 하지만 올 1~3월에는 앱 이용 시간 비중이 86%로 늘었고, 웹 시간 비중은 14%로 줄었다.

플러리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인터넷을 할 때 압도적으로 스마트폰을 쓰고, 스마트폰에서도 자유로운 웹서핑보다 폐쇄적인 애플리케이션을 선호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며 인터넷 비즈니스 환경도 웹에서 앱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춰 인터넷 업체들도 웹이 아닌 앱 기반으로 비즈니스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최근 뉴욕타임즈 인터뷰에서 "메신저, 뉴스 읽기 등 한가지 기능에만 집중하는 앱이 모바일 상에서는 더 잘 통한다"며 애플리케이션 생태계의 사업 방향을 강조했다.



실제 앱 산업은 막대한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시장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앱 개발 관계자는 "구글과 애플, 카카오와 텐센트처럼 플랫폼을 지배하게 되면 강력하게 앱을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웹과 달리 폐쇄적인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이용자를 '도망'가지 못하게 앱 체류 시간을 더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통해 '웹 시절'보다 쉽고 효과적으로 수익화를 실현하게 됐다"고 밝혔다.

앱 기반의 비즈니스 환경이 형성되면서 제일 먼저 나타나는 현상이 무료 앱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플러리에 따르면 2012년 무료 앱은 전체 앱의 84% 수준이었는데 2013년에는 90%로 거의 모든 애플리케이션은 '공짜'가 대세다. 공짜라면 질색하던 마이크로소프트(MS)도 무료화 트렌드에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대표 소프트웨어 '오피스'는 모바일에서 문서보기와 편집이 공짜다. PC용 오피스에서 같은 기능을 이용하려면 수 만원에서 수 십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앱의 유·무료 전략이 회사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대표 인기 게임 '리니지'를 모바일에서 유료화 모델을 고수하면서 쓴맛을 보고 있다. 1998년 출시된 리니지는 PC-인터넷 비즈니스의 대표적 유료화 모델. 리니지의 성공에 힘입어 PC 게임 리니지와 연동한 '리니지-모바일: 헤이스트'를 지난 26일 유료화 모델로 출시했다. 하지만 리니지 헤이스트는 구글플레이 게임 순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반면 PC-인터넷 게임 시장에서 고전했던 넷마블은 모바일-앱 시장에서 무료 정책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넷마블의 '몬스터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다함께던전왕' 등이 구글플레이 순위에서 10위 권 안에 들어와 있다. 넷마블은 2012년에 2,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작년에는 무료화 트렌드를 타고 5,000억원 매출을 올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승기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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