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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당초 이달로 예정했던 중국 2공장의 준공 시기를 연기하기로 했다. 이는 중국시장 판매부진이 이어지자 중국형 전략차종을 투입하기 위한 설비 보완과 생산스케줄 조정 차원에서 중국 2공장의 본격가동 시기를 미룬 것으로 풀이된다. 정몽구(사진)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13일 유럽에서의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활동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기아차 중국 2공장의 설비를 보완할 필요가 있어서 준공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옌청시 1공장 인근에 있는 2공장은 당초 이달 양산체제에 돌입할 예정이었지만 중국내 판매부진이 심화되자 준공 날짜를 확정하지 못하고 이달초부터 임시가동만 하고 있다. 기아차는 내부적으로 중국 판매를 이끌 전략차종을 확정하고 설비를 갖추기 위한 시간을 갖기 위해 2공장 준공시기를 내년 1월 이후로 늦춘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정 회장도 최근 기자들에게 “무조건적인 설비 투자만이 전부는 아니며 설비투자가 현지 시장에서 어떻게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공장 준공시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기아차의 중국 합자사인 둥펑기차집단과 위에다집단이 2공장 준공 연기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섬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에 준공식을 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럽에서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활동을 마치고 이날 오후 대한항공편으로 귀국한 정 회장은 “여수 엑스포 유치활동 일정으로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을 둘러보진 못했지만 슬로바키아공장은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섰으며 (이러한 추세라면) 원년 흑자는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미국시장 판매부진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유가 급등과 환율 하락 등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이라 올해 현대ㆍ기아차의 글로벌경영 성과를 가늠하긴 이르다”며 신중하게 답했다. 정 회장은 여수 엑스포 유치활동과 관련해서는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슬로바키아와 체코의 주요 정부관계자로부터 여수 지지에 대한 협조의사를 얻어낸 만큼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12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 정부청사에서 마르틴 지만 산업통상부 장관 및 헬레나 밤바소바 외교부 차관과 만나 여수 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밤바소바 차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이 체코의 중요한 협력국가이며 엑스포 개최 능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여수 엑스포 개최를 지원할 뜻이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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