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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채널'이 바뀐다] <5·끝> 변화의 부작용과 대책

외국계·중소형사 급성장…불완전 판매 해소등은 과제<br>방카·홈쇼핑·TM 영업등 설명보다 충동구매 부추겨<br>향후 대량민원 발생 우려 업체간 출혈경쟁도 심각<br>업계 채널 다각화등 통한 리스크 최소화 서둘러야


지난 2000년 신채널을 통한 영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 전, 국내 10개 외국계 생보사의 시장점유율은 5.8%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점유율은 2004회계연도에 16.5%까지 치솟았다. 외국계생보사들이 수년 사이에 고속성장을 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은 방카슈랑스였다. 은행을 판매 창구로 활용하게 된 일부 외국계보험사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며 대형 보험사를 ‘위협’할 만한 존재로 떠오른 것이다. 설계사나 대리점 등 전통채널 확대에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며 성장이 두드러지지 못했던 외국계 생보사들에게 방카슈랑스와 같은 신채널은 도약할 수 있는 ‘날개’와도 같았다. 외국사들이 방카슈랑스로 전기를 마련했다면 일부 중소형 생보사는 텔레마케팅(TM)이나 홈쇼핑이 새로운 기회로 찾아왔다. 동부생명은 2003회계연도 1년 동안 3,377억원이었던 수입보험료가 텔레마케팅과 홈쇼핑을 영업에 주력한 2004회계연도에는 4,57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1,123억원의 수입보험료 증가액 중 58%가 신채널을 통해 들어왔다. 동양생명은 같은 기간 20.1%였던 전체 수입보험료 중 신채널 점유비가 1년 만에 30.2%로 급성장했다. 김윤성 동양생명 신채널사업본부장은 “방카슈랑스 등 신채널은 보험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중소형 보험사는 기존 영업조직과의 마찰 없이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었다”며 “새로운 영업방식이 중소형사의 성장 동력이 된 만큼 새로운 채널을 발굴하기 위해 더욱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텔레마케팅이 본격화되고 방카슈랑스 영업이 시작된 2002년 이후부터 11개 중소형 생보사의 시장점유율은 2년 동안 1.3%포인트 상승해 2004년 3월말 현재 15%를 기록했다. 신채널의 등장은 보험사의 시장점유율에 변화를 가져올 만큼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 또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돼 보험업계 판도를 바꿔 놓을 수 있는 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그러나 신채널 영업이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넘어야 할 과제가 있다. 부작용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고객들이 상품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계약에 이르는 ‘불완전 판매’의 증가다. TM과 방카슈랑스, 홈쇼핑 등은 소비자들의 충동구매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고, 판매자들의 설명도 설계사와 같은 대면(對面)조직에 비해 충분치 못하다.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방카슈랑스 채널의 불완전판매 비율이 모집계약 중 8.8%에 이르러 다른 대면채널 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용수 금융감독원 보험검사국 팀장은 “비대면 채널의 불완전판매는 향후 계약자들의 대량 민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보험사는 물론 판매 대리점 등은 판매자에 대한 교육과 계약 절차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채널의 확산은 보험소비자에게도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만큼 보험 약관을 숙지한 후 계약을 체결해야 분쟁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채널 다각화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특정 채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아지는 것을 방치한 후 그 창구와의 제휴 관계가 끊어질 경우 영업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채널별 영업 포트폴리오를 적정하게 구성해야 이에 따른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신채널, 특히 온라인 채널의 등장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조직과의 가격 경쟁을 일으켰다. 이미 자동차보험 시장에서는 온라인상품과의 대등한 경쟁을 위해 오프라인 상품의 보험료를 낮추는 과열 경쟁이 시작됐다. 또 온라인상품을 판매하는 손보사 역시 매출 증대를 위한 사업비 초과 지출로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등 채널간의 가격 경쟁은 새로운 리스크로 등장하고 있다. 설계사와 대리점이 전부였던 보험업계의 영업이 다양한 채널로 분화되면서 보험업계는 ‘기회’와 ‘도전’을 함께 맞고 있다. 그러나 영업 방식의 다각화가 ‘시대의 대세’로 자리잡은 만큼 과거에만 머무른다면 도약의 기회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개척정신이 보험사에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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