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9일 병행수입 활성화 방안을 내놓자 유통업계에서는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한층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A사가 가격인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 패션잡화인 C 브랜드의 독점판권업체인 D사는 정품 인증과 수선 등의 사후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D사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되는 병행수입 상품 중에는 정품인지 제3국에서 제조된 짝퉁인지 소비자가 알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실례로 일부 인터넷몰에서 정품이라고 팔았는데 짝퉁인 경우도 있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기존 사례 등을 고려할 때 통관 인증제와 공동 애프터서비스(AS)제도 등이 도입되더라도 소비자가 100% 신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별 수입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으로 머리를 싸매고 있는 반면 유통업체들은 정부의 병행수입 활성화 의지 덕분에 새로운 활로가 열렸다는 분위기다. 특히 마트·홈쇼핑 등 대형업체들은 그동안 일부 품목을 병행수입으로 판매한 결과 소비자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던 만큼 올해를 병행수입 활성화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 소싱 사무소를 개설했고 병행수입 유통단계 축소를 위해 10여개 글로벌 도매상과 직접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며 "병행수입 유통 구조까지 개선하면 중간 마진 비용 중 10%는 더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해외 도매업체에서 해외 현지 중개업체, 국내 중개업체를 거쳐 대형마트로 상품이 들어왔다면 앞으로는 해외 도매업체에서 상품을 직접 가져오는 방식으로 병행수입 단가를 더욱 낮추겠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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