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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업체, 공급가 인하 등 대응책 마련 분주… 대형마트·홈쇼핑은 "새 활로 열렸다" 환영

■ 유통가 반응

프랑스제 바디용품인 A 브랜드를 공식 수입 판매하고 있는 B사는 지난해 말부터 병행수입 활성화가 유통업계의 화두로 떠오르자 올초 프랑스 본사에 한국시장 가격정책 변경을 정식 요청했다. 비공식 수입업체를 통한 상품들이 인터넷몰 등에서 낮은 가격으로 팔리면서 매출에 타격을 받고 있는데다 정부까지 나서 병행수입을 적극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한국시장 철수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B사 관계자는 "병행수입 제품들은 정식 수입품보다 최대 30%까지 가격이 싸다"며 "대응 차원에서 본사에 공급가 인하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B사는 본사가 공급가를 낮춰주면 시장 판매가를 곧바로 인하할 계획이다.

정부가 9일 병행수입 활성화 방안을 내놓자 유통업계에서는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한층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A사가 가격인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 패션잡화인 C 브랜드의 독점판권업체인 D사는 정품 인증과 수선 등의 사후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D사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되는 병행수입 상품 중에는 정품인지 제3국에서 제조된 짝퉁인지 소비자가 알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실례로 일부 인터넷몰에서 정품이라고 팔았는데 짝퉁인 경우도 있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기존 사례 등을 고려할 때 통관 인증제와 공동 애프터서비스(AS)제도 등이 도입되더라도 소비자가 100% 신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별 수입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으로 머리를 싸매고 있는 반면 유통업체들은 정부의 병행수입 활성화 의지 덕분에 새로운 활로가 열렸다는 분위기다. 특히 마트·홈쇼핑 등 대형업체들은 그동안 일부 품목을 병행수입으로 판매한 결과 소비자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던 만큼 올해를 병행수입 활성화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 소싱 사무소를 개설했고 병행수입 유통단계 축소를 위해 10여개 글로벌 도매상과 직접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며 "병행수입 유통 구조까지 개선하면 중간 마진 비용 중 10%는 더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해외 도매업체에서 해외 현지 중개업체, 국내 중개업체를 거쳐 대형마트로 상품이 들어왔다면 앞으로는 해외 도매업체에서 상품을 직접 가져오는 방식으로 병행수입 단가를 더욱 낮추겠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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