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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 통하는'한샘만의 디자인' 만들 것

권영걸 한샘 사장

사내 온라인 대학과정 운영

글로벌 콘테스트 신설 통해 매출 1조 이후 비전 제시

국내 1호 디자인 기업 도약


매출 1조 달성 이후 한샘의 미래 비전을 디자인할 겁니다. 1년 안에 한샘은 한국 기업사 최초의 디자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겁니다."

27일 서울 종로 원서동 한샘 디자인연구소(DBEW 연구소)에서 만난 권영걸(63·사진) 한샘 신임 사장은 인터뷰 내내 매출 1조 시대를 뛰어넘은 기업의 비전과 동서양을 초월한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샘 제품의 디자인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 앞으로 디자이너들의 역량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권 사장이 해야 할 일은 회사 전체의 비전을 그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달 1일부로 한샘의 최고디자인경영자(CDO)가 된 권 사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디자인 공개념을 제창한 공공미술 전문가인 동시에 2007~2009년 서울시 부시장 겸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으로 '디자인 서울' 사업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이달부로 서울대에서 정년퇴임을 하게 된 권 사장이 교단을 떠나는 동시에 한샘으로 오게 된 데는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과의 인연이 컸다.

권 사장은 "조 명예회장은 국내 석학들과 교류하며 대학민국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미래지식포털을 추진하고 있었다"며 "최근 조 회장과 몇몇 교수들과 함께 중국 여행을 하던 중 사장으로 와서 한샘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디자인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심 끝에 수락했다"고 말했다.

교단에 설 때가 가장 행복했고 지금도 사장보다는 교수로 불리고 싶다는 권 사장이지만 기업의 생리에도 밝다. 미국 대학원 입학허가장까지 받아두고 해외 유학을 준비중이던 20대의 권사장은 함께 인테리어 사업을 해보지 않겠다는 지인의 권유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어 가구업까지 발을 뻗으며 한때 충무로에서 가구·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렸다. 권 사장은 "학자로서 30여년간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매달렸지만 직접 사업에도 뛰어들어본 것, 해외 유학으로 서구 디자인에도 밝지만 동양적 미의 가치를 이해하고 있는 나를 조 회장이 오래전부터 낙점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권 사장은 "학자에게는 몇개월 내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책무가 주어지지 않지만 기업에서는 1년내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며 "6개월 내에 추진과제를 내놓고 1년 안에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미 권 사장의 손에는 가로 150㎝, 세로 40㎝ 크기의 두루마리 계획표 3장이 들려있었다. 5가지 굵직한 과제 아래 세부 과제를 나열하고 각 과제별로 1년간 주단위로 무엇을 해야할지 액션플랜을 촘촘하게 짜놨다.



권 사장은 "이걸 토대로 3개월 안에 임직원들이 가슴팍에 꽂아두고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비전북을 만들 계획"이라며 "성경 말씀을 아로 새겨 삶의 원칙으로 받아들이듯 한샘의 비전북을 통해 한샘의 임직원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꿈을 꿔야 하는지 익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전까지 한샘에는 디자인 정체성이나 철학이라 할만한 것이 분명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권 사장은 "어떤 기업이든 열심히 제품을 만들고 시장 변화에 대응하면 내수시장에서만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지만 임직원이 공유하는 비전이나 디자인 정체성이 없는 기업은 그 이상 성장할 수 없다"며 "한샘은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며 지금까지 성장했지만 앞으로는 뼈를 깎는 변화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샘이 벤치마킹해야 할 디자인 기업으로 꼽은 곳은 브라운(Braun)·올리베티(Olivetti)·애플(Apple) 등이다. 반면 디자인 전문가로서 권 사장은 이케아를 한샘의 적수로 생각하지 않는다. 권 사장은 "이케아의 마케팅 능력은 높히 평가하지만 국내 시장에는 맞지 않고 디자인 정체성이 뚜렷하다고 보지도 않는다"며 "이케아 진출 초기에는 해외 유학중이나 여행 중에 이케아를 접해본 고객들, 혹은 단순히 호기심을 느낀 일부 고객들이 이케아 제품을 소비할 수 있지만 이케아의 디자인 컨셉트나 철학은 우리 국민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한샘이 추구해야 할 비전과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권 사장은 사내 온라인 대학 설립과 글로벌 디자인 콘테스트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동서양의 디자인을 뛰어넘는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가르치고 일정 수준 이상 이수한 경우 디자인 콘테스트 참가 기회를 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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