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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그룹(한국 기업문화를 찾아서)

◎삼성·현대 장점결합 「제임스 람보」/치밀한 관리력에 과감한 돌파력 갖춰/기업합벼·신규사업 진출때 위력입증하루가 멀다고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기업의 생존요건에 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한 테마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21세기의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의 문화적 특성은 어떤 모습일까. 문화 자체가 갖는 무형적 유동성을 감안할 때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정형화한다면 「삼성 + 현대」로 주장하고 싶다. 제임스본드를 떠올리게 하는 치밀함과 관리력, 인재중심의 삼성문화(좋은 기업), 람보를 떠올리게 하는 강인함과 과감성, 자율성을 강조하는 현대문화(강한 기업)를 결합하면 「제임스람보」(튼튼하고 좋은기업)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제임스람보」에 가장 근접한 그룹은 어디를 꼽을 수 있을까. 한솔그룹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우선 한솔은 누구보다 삼성을 잘 안다. 삼성에서 분리된 것은 지난 92년으로 불과 5년전의 일이다. 그렇지만 이들은 삼성과 아주 다르다. 치밀하면서도 전문경영인 중심의 자율적 경영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오너가 있지만 최고경영자들의 권한은 어디보다 세다. 한솔의 의사결정 구조는 신속하며 과감하다. 이 부문은 삼성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바로 현대문화를 떠올리게 한다. 「한솔이 손을 대면 주가가 오른다」는 말이 있다. 인수합병을 통한 그룹규모 확대과정에서 만들어 놓은 신화다. 인수합병은 삼성과 현대의 정신이 가장 절묘하게 발휘되는 상징적인 기법이다. 인수하고자 하는 기업의 가능성이 있느냐를 파악하는 데는 삼성의 치밀함과 조사능력이 제격이다. 최종적으로 인수결정을 내리기까지는 과감함과 외부의 이질적 문화가 유입되는데 대한 두려움을 떨칠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한솔은 바로 기업인수와 신규사업을 통해 사세를 키워왔다. 한솔에서 삼성과 현대의 매칭사례는 인사, 조직, 마케팅 등 여러분야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한솔은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모습을 유지한다. 집요하면서도 멀리 보려고 노력한다.』 오랫동안 삼성에서 일하다 최근 한솔로 자리를 옮긴 사람들의 공통된 지적이다.<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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