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580만건의 고객정보를 유출한 카드 3사의 회원 엑소더스(대탈출)가 가시화하고 있다.
영업정지로 발급이 불가능한 체크카드 수요가 은행이 없는 기업계 카드사로 옮겨가고 있으며 발급이 가능한 공익·복지카드 또한 대체 가능한 카드사에서 빠르게 발급이 늘어나고 있다.
후폭풍 여파로 신용카드 발급량도 1억장 아래로 내려갔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 창구에서 발급 받을 수 있는 삼성카드의 '신세계 KB국민은행 삼성 체크카드'의 발급 수가 평소 대비 5배가량 증가했다. 은행을 모회사로 갖지 않은 기업계 카드사들은 그동안 체크카드 발급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인데 국민카드 영업정지로 당장의 체크카드 수요가 몰리게 돼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게 됐다.
우리·하나SK·신한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의 체크카드 및 신용카드 발급도 증가했다.
우리카드의 경우 지난해 월평균 신용카드 발급량 대비 올해 발급량이 지난 2월 들어 38% 증가했다. 체크카드는 같은 기준으로 32%나 발급이 몰렸다.
하나SK카드의 체크카드 발급은 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같은 기간 8%가량 늘어났다.
신한카드는 해당 기간 체크카드 발급량이 의미 있는 숫자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모집인 채널보다 은행 채널에서 발급하는 비중이 더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정지 카드 3사가 발급할 수 없는 신용·체크카드뿐 아니라 발급이 가능한 공익·복지카드에서의 고객이동도 현실화되고 있다.
우리카드의 화물차유류구매카드의 신규 발급 좌수는 영업정지 이후 17.1% 증가했다. 국민연금증 카드의 신규 시장 점유율(M/S)도 영업정지 이후 23%에서 35%로 뛰어올랐다. 하나SK카드의 아이사랑카드 발급량은 1월(1,000장) 대비 2월에 100% 증가했다.
하나SK카드의 한 관계자는 "계절적 요인으로 연초 발급량이 증가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정확한 고객이동 추이는 이달 말께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부 소형 법인이나 공공 연구소 등 정보유출 카드사와 제휴를 맺던 기관들이 타 카드사들에 제휴카드 발급가능 여부를 물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정보유출 후폭풍으로 신용카드 발급 1억장 시대도 5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신한·국민·삼성·롯데·현대·하나SK·우리·비씨카드 등 8개 전업계 카드사의 신용카드 발급량은 2월 말 기준 9,900만장으로 추락했다.
카드업계는 카드정보 유출에 따른 카드회원 해지와 신규 발급 감소 등으로 올 들어 300만장가량 발급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활동인구 1인당 보유 신용카드는 2월 말 기준 3.9장으로 2007년 3.7장 이래 처음으로 4장 아래로 내려가게 됐다.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 부가혜택 변경기준 강화, 휴면카드 정리 등 정책으로 전체 발급량은 향후에도 꾸준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