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극장가 '러브홀릭'에 빠지다

영화 비수기로 알려진 4월. 눈에 띄는 대작은 등장하지 않는 가운데 각양각색의 ‘사랑 영화’가 극장가를 주도하고 있다. 개봉을 했거나 예정하고 있는 관련 영화만 해도 10편 내외. 다수의 할리우드산과 함께 일본 영화,우리 영화가 고루 극장에 걸리며 동성애, 서스펜스 등 담아낸 그릇도 다양 하다. 국내 영화의 경우 일반적인 로맨틱 코미디물과는 달리 출연진의 연령대(?)가 대폭 낮아져 있다.

◇첫 키스만 50번째(감독 피터 시걸)=애덤 샌들러와 드류 배리모어 가 주연한 로맨틱 코미디물.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려 어제 일을 기억 못하 는 루시(드류 배리모어)를 위해 매일 매일 각기 다른 이벤트를 펼치는 남자 헨리(애덤 샌들러)의 사랑이야기다. 첫 개봉된 미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바 있다. 15일 개봉.

◇저지걸(감독 케빈 스미스)=할리우드의 호남 벤 에플렉과 ‘반지의 제왕’으로 주목 받은 리브 타일러가 주연한 영화. 일류 홍보 기획자에 서 청소부가 된 남자주인공이 사랑스런 아이와 주변 인물들로 인해 인생의 의미와 참 사랑을 깨닫는다는 줄거리. 윌 스미스 제니퍼 로페즈 맷 데이먼 등 카메오군이 화려하며, 배역의 비중도 상당해 독특하다. 9일 개봉.

◇연애사진(감독 츠츠미 유키히코)=‘철도원’ ‘비밀’ 등으로 국 내 관객에게도 친숙한 일본 여배우 히로스에 료코가 전면에 등장한 영화.옛 애인으로부터 편지가 도착한 뒤 연인을 찾아 뉴욕으로 떠난 남자의 여정에 둘만의 추억이 오버랩 된다. 일반적인 연애 영화와는 달리 일종의 서 스펜스 구조를 택하고 있으며, 백 여장에 달하는 각종 스틸 사진이 발산하 는 매력도 독특하다. 9일 개봉.

◇고하토(감독 오시마 나기사)=영화는 일본 메이지 유신 즈음 등장 한 사무라이 집단 신선조의 행보를 그린 영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액션 등과 함께 사무라이 집단 내부에 존재했던 동성애가 극의 균형을 이룬다.젊은 사무라이 집단 신선조에 미소년 카노(마츠다 류헤이)가 선발된 뒤 최 강을 자랑하던 신선조 내부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고하토’란 금지돼 있는 일을 뜻하는 말. 23일 개봉.

◇엄마는 여자를 좋아해(감독 다니엘라 페허만 외)=아빠와 이혼한뒤 혼자 살아온 엄마가 스무 살이나 어린 여자와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알게 된 뒤 빚어지는 세 딸의 좌충우돌을 그린다. ‘그녀에게’로 잘 알려 진 레오노르 와틀링이 등장한 스페인 영화로 동성애라는 중심 소재를 상큼 한 코미디물에 담아냈다. 30일 개봉.

◇폴리와 함께(감독 존 햄버그)=시트콤 ‘프랜즈’로 잘 알려진 제 니퍼 애니스톤이 벤 스틸러와 함께 주연한 영화. 틀에 박힌 듯 살아가던 루벤(벤 스틸러)이 자유분방한 중학시절 동창 폴리(제니퍼 애니스톤)를 다 시 만나면서 인생의 의미를 새롭게 한다는 이야기. 시선의 편중으로 여 주 인공의 캐릭터가 다소 무미건조하게 그려졌으며, 그로 인해 장르 특유의 매력마저 감소하고 있어 안타깝다. 상영중.

◇어린신부(감독 김호준)=구성 및 극 전개가 다분히 ‘로리타 증후 군’(어린 여성에게 성적 호기심을 품는 것)에 기대 어 있지만 문근영 김래원 등 두 국내 배우의 호연으로 깜찍한 로맨틱 코미디물이 됐다. 고교생 보은과 대학생 상민이 집안의 약속으로 느닷없이 결혼한 뒤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상영중.

◇아홉살 인생(감독 윤인호)=위기철의 동명 만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황기성 사단의 작품. 첫사랑에 빠진 아홉살 여민(김석)이 우림(이세영) 등 주변 인물과 엮어내는 이야기가 기둥줄거리다. 70년대 가난했던 시절 에 대한 향수와 정선경ㆍ인내상 등 ‘조연급’ 성인 배우들의 호연이 맛깔 스러움을 더한다. 추억에 빗대 남성다움에 집착했던 한국영화가 연소함으로 그 수위를 재포장한 듯 해 아쉽다. 상영중.

◇아메리칸 러브홀릭(감독 마이클 데이비스)=샘(채드 도넬라)은 우 연한 기회에 만난 호프(에린 바틀렛)로 인해 행복의 단초를 발견한다. 100명의 독신 여성이 살고 있는 여성 전용 아파트에서 호프를 찾아낸 샘은 너무 달라진 그녀를 보고 놀란다. 샘은 호프의 얼굴에서 미소를 되찾아 주 기 위해 그녀의 이웃들과 어울리게 된다. 상영중.

김희원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