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의 메카인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는 요즘 국내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장신구 등 75개의 라이프스타일 작품을 소개한 '데스티네이션 서울(Destination Seoul)'이라는 기획전이 열려 세계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표현한 작품이 선보인 이 기획전에는 리빙한국에서 만든 수저제품이 어엿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단지 시중에 판매하기 위해 만든 제품이지만 뉴욕 한복판에서 예술작품으로 평가받을 만큼 그 독창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처럼 늘상 접하는 수저를 작품으로 승화해내는 리빙한국의 디자인 파워는 김영목(46ㆍ사진) 사장의 남다른 경영철학에서 탄생한다. 김 사장은 평소 냄비와 후라이팬, 수저 등 주방용품을 보게 되면 '이렇게 만들 수 밖에 없을까'라는 시각에서 접근한다며 항상 변화를 통해 더 나은 제품을 선보이는 것을 경영철학으로 삼고있다고 밝혔다. 한국도자기 브랜드를 횡적으로 확장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범한 리빙한국은 이처럼 우리의 전통미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되살리고 실생활에 접목시킨 주방용품을 선보이며 빠르게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김 사장은 앞으로 가정에서 필요한 모든 생활관련제품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원스톱 쇼핑시스템'을 겨냥해 리빙용품의 프랜차이즈사업을 펼치겠다는 구상을 키우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도자기의 모든 매장을 '토탈리빙' 매장으로 확대해 리빙한국의 제품을 선보이는 작업을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한국도자기 매장 뿐만 아니라 리빙한국 전문매장을 만들어 토털리빙용품 전문 프랜차이즈로 육성해나갈 계획"이라며 "냄비나 수저 등을 따로 판매하는 곳은 있지만이를 모두 아우르는 토털리빙브랜드를 구축한 곳은 없어 시장성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리빙한국은 현재 내열 뚝배기와 스테인레스 냄비, 크리스탈 잔, 수저, 매트 등 취급품목만 400여종에 이르고 있으며 리빙한국에서 제품을 기획, 디자인한 후 적합한 생산업체를 찾아 제품을 탄생시키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리빙한국은 지난해 출범 5년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해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김동수 한국도자기 회장의 차남인 김 사장은 이 같은 성장에 대해"모두 한국도자기의 후광 덕분"이라고 공을 돌리고 있지만 사실 디자인과 품질 경쟁력을 위한 리빙한국의 자체적인 노력은 널리 알려져 있다. 김 사장은 "똑같은 냄비, 똑같은 수저를 만들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라며 "'내가 만든 제품을 내가 사고 싶은 생각이 드느냐'를 제품디자인의 기준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디자인에 걸맞는 품질을 갖춘 생산업체를 찾아 설득하는 것도 김 사장의 주요 임무다. 김 사장은 글로벌 업체에 납품하는 등 세계적인 품질수준을 갖춘 제조업체를 직접 찾아가 비전을 제시하며 협력체제를 구축해가고 있다. 리빙한국에서 선보이는 제품의 90%이상이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그 외 국내에서 생산기술을 갖추지 못한 일부 제품만 프랑스 등 해외에서 생산한다. 김 사장은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외양확대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2년전부터 서울 마포구에서 안테나숍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단독매장도 올해는 한 군데 이상 더 늘리고 소모품까지 갖출 예정이다. 김 사장은"지난해 미국과 싱가포르에 수출을 시작했지만 현재는 단독매장 등을 개설하며 국내기반을 탄탄하게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목표 등 중장기적인 계획을 묻자 "나누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국도자기의 사람중심, 행복중심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대목이다. 김 사장은 "매출이 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윤이 남고 재원이 확보된다면 적으나마 직원들과 사회에 나눌 줄 아는 기업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식기, 주방용품 등 감성을 위주로 하는 사업에는 한국도자기 특유의 껴안는 경영이 더 어울린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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