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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평채 가산금리 사상 최저 행진
입력2004-08-31 17:48:27
수정
2004.08.31 17:48:27
외국인 '정부 경기부양의지 확고' 인식 확산<br>콜금리 인하 영향 기관들 투자 급증도 한몫
우리 경제의 대외신뢰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가 사상최저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리인하 이후 마땅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한 국내 기관들의 투자가 늘고 있는데다 정부 여당의 경기부양조치로 한국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1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오는 2008년 만기가 돌아오는 5년 만기 외평채의 미 국채(TB) 수익률(5년물=3.1%) 대비 스프레드는 지난 30일 현재 25bp(0.25%)로 지난달 말보다 14bp나 떨어졌다. 이는 외평채를 발행한 98년 이후 최저수준이다. 2013년 만기가 돌아오는 10년물도 30일 현재 69bp로 지난달 말보다 6bp 이상 떨어지며 4월 수준으로 복귀했다.
외평채 가산금리가 이처럼 하향곡선을 그리는 것은 수요가 그만큼 많기 때문으로 크게 세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눈에 띄는 점은 외평채 수요가 정부 여당의 경기부양조치와 흐름을 같이하고 있다는 것. 재경부 국제금융국 의 한 관계자는 “콜금리 인하에 이어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각종 경기부양 조치들이 나오면서 한국정부가 경기를 되살리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가졌다는 인식이 외국 투자가들에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콜금리 인하로 원화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국내에서 채권을 사느니 외화표시 채권을 보유하겠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생명 보험사들의 거래빈도가 부쩍 높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평채를 이용한 원ㆍ달러간 스와프 거래도 늘고 있다.
외국계 A증권사의 한 딜러는 “최근에는 수요는 많지만 팔 물건들이 없어 유통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경설 재경부 사무관은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한국물이 모자란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B증권사의 한 딜러는 “수요와 공급이 미스매치(불일치)를 이루는 악순환까지 전개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미국 금리인상이 규모와 속도면에서 예상을 밑돌고 있는 것도 가산금리를 떨어뜨리는 핵심 요인 중 하나다. 윤여권 재경부 국제금융과장은 “5월 이후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좋지 않게 나오다 보니 채권 쪽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 사무관도 “미국 경기가 생각보다 급격히 좋아질 것 같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금리인상 속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 외평채 수요가 예상 외로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 사무관은 “외평채 가산금리 하락세가 9월20일로 예정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릴 때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정부의 9월 금리정책에 따라 외평채 등 한국물 채권의 전반적인 흐름도 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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