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低賃겨냥 생산공장 해외이전 방지
입력2002-03-18 00:00:00
수정
2002.03.18 00:00:00
■ 전자산업 구조개편 의미·내용전문생산단지 지정 세제·금융등 인센티브 부여
정부가 마련 중인 전자산업구조 개편의 핵심은 태동 단계인 전자생산전문서비스(EMS) 산업을 활성화해 제조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기존 전자업계는 설계ㆍ디자인 등 핵심역량에만 자원을 집중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도약시킨다는 것이다.
이 같은 개편 추진은 산업공동화를 막아보자는 데서 시작됐다. 전자업계의 고임금, 높은 생산비 부담이 지속될 경우 좋은 조건을 찾아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이 가속화하고 이에 따른 산업공동화로 경쟁력 약화는 물론 대규모 실업 등 사회적 문제로 커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보컴퓨터ㆍ팬택 등 상당수 전자업계는 물론 전문가들도 EMS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에 제도 등 각종 인프라를 개선해줄 것을 수차례 건의해왔다.
정부도 업계의 이 같은 건의를 받아들여 지난해 7월부터 외부용역 의뢰 등을 거쳐 이르면 오는 4월부터 중소기업 EMS컨소시엄 유도 등 EMS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단계적 대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추진 방안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업계 반응을 살펴가며 단계적으로 EMS 인프라를 구축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장기적으로는 제도적ㆍ물리적 차원에서 EMS 성장 인프라를 구축, 자연스럽게 EMS시장을 유도해나간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EMS단지를 지정, 관련기업들을 한군데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내게 하는 한편 EMS기업을 설립하기 위해 분할매각을 할 때 세제 금융상의 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
EMS기업 설립시 출자총액 제한, 지주회사 설립 제한 규정에서 예외를 두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각종 세제ㆍ금융지원을 통해 휴대폰 등 중소 EMS컨소시엄 결성을 유도해나가고 이들 컨소시엄을 바탕으로 솔렉트론 등 해외 대형 EMS업체에 공동 수출 마케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EMS는 유연한 노동시장, M&A활성화 등이 전제돼야 성공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대기업 등 일부에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추가 용역 등 신중한 절차를 거쳐 정부안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기대효과
EMS는 개별기업별로 고비용ㆍ저효율구조를 띠고 있는 생산 부문을 모두 가져가지 않고 생산 부문을 따로 떼내 합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달성, 생산 시스템을 저비용ㆍ고효율구조로 바꾼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개별기업의 공정별 이익구조를 보면 설계ㆍ마케팅 등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반면 생산 부문에서는 마진이 박하다.
특히 전자업계는 발전속도가 빠르고 제품의 수명주기가 짧기 때문에 생산 부문은 고정비만 많이 들 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EMS에 아웃소싱을 함으로써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하는 한편 EMS기업은 대규모화에 따른 부품조달 비용감소, 생산기술 특화 등으로 제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생산기지가 국내에서 유지ㆍ확대됨으로써 산업공동화를 방지하는 것은 물론 상당한 고용증대 효과도 기대된다.
벤처기업에 대한 생산 인프라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첨단산업의 요람인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EMS기업이 50여개 정도 활동하고 있어 아이디어나 디자인 개발능력을 갖고 있다. 벤처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이 투하되는 생산시설을 구축하지 않고 EMS기업을 이용, 제품화에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EMS시장의 환경이 무르익으면 외국의 대형 EMS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특히 EMS기업의 외자유치는 특성상 공장 신축 및 기존 공장매수, 이에 따른 생산과 고용 등으로 이어져 경제에 미치는 유발효과가 크다.
◆ 외국의 사례
세계적인 휴대폰업체인 노키아는 현재 싱가포르에 있는 EMS기업에 생산을 모두 위탁하고 있다. 컴팩ㆍ모토롤러 등 세계 굴지의 전자업체들 역시 이미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EMS기업을 통해 생산을 아웃소싱하고 있다.
세계 최대 EMS업체인 솔렉트론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생산기지를 구축, 네트워크로 연결해 부품조달비용을 감축하는 등 제조경쟁력을 강화해 현재 연간 매출이 10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제조 부문에 남다른 애착과 경쟁력을 갖고 있는 소니도 최근 솔렉트론 등 EMS기업에 일부 생산을 맡기고 있다.
이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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