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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희 “월드컵 8강…꿈★은 계속”

“하나의 꿈은 이뤘습니다. 이젠 또 다른 꿈을 위해 그라운드에서 뛸 겁니다.” 지난 달 사상 첫 월드컵 진출의 쾌거를 이룬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주전 왼쪽 윙백 송주희(25ㆍINI스틸). 그는 지난 달 21일 태국 방콕 아시아여자선수권 대회 일본과의 3ㆍ4위전(1_0승)에서 황인선이 결승골을 뽑아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승리의 주역이다. “20여명의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서로 껴안고 엉엉 울었어요”라며 당시의 감격을 토해내던 그는 또 다시 벅차오르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채 눈물을 글썽이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오는 9월20일 미국 6개 도시에서 열리는 2003 미국 여자월드컵에서 `8강 진출`이란 새로운 꿈에 도전하는 그로부터 축구 선수와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국내 여자축구계 최고 미녀 송주희는 대표팀 관계자 모두가 첫손으로 꼽는 여자 축구계 최고 미녀다. 만나자 마자 “미인이시네요”라는 말을 건네자 활짝 웃으며 대답을 대신했다. 그를 처음 본 순간 축구 선수라기보다는 탄력이 넘치고 자신감에 차있는 `건강 미인`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라운드에서 상대 공격수와 거칠게 부딪히면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그이지만 그라운드를 떠나면 천상 여자다. 여름에는 `다비도프`, 겨울엔 `샤넬 No.5` 향수를 즐겨쓰며 같은 또래의 여성들처럼 크림 스파게티를 좋아하고 슬픈 영화를 보면 눈물을 짓는 20대 여자다. 계속되는 훈련과 경기로 아직 남자친구를 사귀지 못했다는 그는 결혼 계획을 묻자 “아직 없다”면서도 “서른살 안에는 꼭 갈 거예요”라고 밝혔다. ▲` 몸치`에서 대표팀 주전으로 그는 어릴 적에 긴 머리에 치마만 입었던 수줍은 소녀였다. 그런 그가 격렬한 축구에 입문한 것은 동네 조기 축구회에서 `펠레`로 통하는 아버지 송봉화(49)씨의 권유 때문. 평소 교내 달리기에서 가끔 상을 타오던 그를 지켜보던 아버지가 “축구를 해보지 않겠냐”라고 권한게 축구인생 시발점이었다. 결국 중학교 2학년때 여자 축구부를 창단했던 창덕여중으로 전학하면서 축구선수의 길을 걷게됐다. 막상 축구을 시작했지만 실력은 신통치 않았다. 발만 빨랐지 공은 따로 놀기 일쑤였다. “공을 대하면 아무 생각이 없었고 감각도 없었다. 축구에 대해서는 진짜 `몸치` 였어요.” 그를 더욱 힘들게 했던 것은 전혀 색다른 조직 문화였다. 합숙을 하고 남자처럼 단발을 하는데다가 아무 곳에서나 스스럼없이 웃옷을 마구 벗어젖히는 동료들의 모습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집에 가고싶은 마음뿐이었어요. 진짜 매일 울었어요.” 그런 그가 새롭게 축구에 눈을 뜬 것은 위례정보산업고 1학년 겨울. “당시 3학년이었던 (홍)정미 언니가 왼발 킥 훈련을 시키면서 레프트 윙의 매력을 느끼게됐다”는 그는 “그때부터 축구를 진짜 좋아서 하게됐다”고 말했다. 그래선지 그의 킥은 더욱 날카롭고 매서워졌다. 2, 3학년땐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 전국대회 대부분을 휩쓸었다. 고 3때인 95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말레이시아 아시아 선수권에 출전한 그는 대표팀의 왼쪽 윙백자리를 꿰차며 축구의 `참맛`을 느꼈다. 잘 나가던 그에게 뼈아픈 시련이 다가왔다. 98년 방콕 아시안게임을 1주일 앞두고 인대가 파열되며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 거의 자포자기한 상황에서 재활훈련도 제대로 받지않아 아직도 발목이 불편하다. ▲ 월드컵 8강을 쏜다 깊은 시련도 그를 막을 순 없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그라운드를 찾았다. 뛰고 또 뛰며 이를 악물었다. 결국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고 부동의 왼쪽 윙백으로 마침내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여기서 멈출 수 없다는 그는 “이왕이면 8강에 진출, 세계 무대에 한국 여자축구의 존재를 알리고 싶다.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겁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송주희는 9월의 `새로운 꿈★`을 위해 10일 대표팀에 소집돼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강화훈련에 들어간다. <박희정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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