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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라크 공격] 美-유럽 ‘이라크 갈등’ 무역분쟁 비화 조짐
입력2003-03-20 00:00:00
수정
2003.03.20 00:00:00
한운식 기자
미국이 국제법과 국제사회의 합의 절차를 무시한 채 이라크 공격을 단행함에 따라 국제 무역 등 세계경제질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미국과 유럽의 정치적 갈등은 무역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일부 미국기업들이 유럽으로부터의 구매를 중단하는 등 미국내의 반(反) 유럽정서가 경제분야에서도 가시화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보복은 유럽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무역마찰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단기전으로 끝낼 경우 미국의 독주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의 여세를 몰아 경제분야에서도 패권주의를 고집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박봉규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국제교역무대에서도 미국이 일방주의를 고집할 경우 도하개발아젠다(DDA) 등 다자간 협상을 통해 새로운 교역질서를 세우려는 노력이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교역에서도 미국의 일방주의 강화될 듯= 미국은 이미 국제정치의 합의체인 유엔을 무시한 채 이라크전을 감행했다. 이런 미국의 일방주의는 경제분야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미국 공세적인 무역정책을 통해 다른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앞으로 무역마찰의 파고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지난 수개월간 자국의 철강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수입 철강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 또 농업보조금을 대폭 증액하는 한편 자국 수출업체에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등 국제 무역 규정을 무시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의 일방주의는 현재 진행중인 도하개발아젠다(DDA) 등 다자간 협상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패권주의적 대외 정책에 대해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과 함께 중동 등 개도국들의 반발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슈퍼차이 파닛팍디 WTO 사무총장은 “전세계가 교역감소, 유가 상승, 교통료 및 보험료 상승 등 산적한 난제와 씨름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패권주의는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몰고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유럽간의 무역 마찰 심화=독일과 프랑스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반대하자 미국측의 무역보복이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아직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서 무역보복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국내에서 반(反)유럽 정서가 확산되면서 일부에서는 독일 및 프랑스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이런 무역보복이 확대되면 프랑스와 독일은 즉시 역습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유럽연합(EU)는 WTO가 `규정 위반`으로 결정한 해외판매법인 면세법과 관련해 미국에 보복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반면 미국도 “EU가 유전자변형(GMO) 식품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칼르로 토로이안 EU WTO 대표는 “유엔의 승인을 얻지 않고 전쟁을 선포할 수 없다”면서 “EU는 이달말부터 미국에서 수입되는 보석과 스포츠 의류 등에 최고 100%의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양측의 무역분쟁은 더욱 가속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역마찰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양측의 갈등이 봉합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이 무역마찰을 빚는 것은 뉴라운드 출범에도 큰 장애가 되고 있다”면서 “ 이것은 개도국이 협조를 구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운식기자 woolse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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