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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코스닥시장에 군불이 지펴지고 있다. 3일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0.97% 오른 714.00포인트로 마감했다. 지난해 12월27일 이후 나흘 연속 상승세다. 매일 1% 안팎의 소폭 상승세지만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12월28일부터 3거래일간 55.89포인트 급락한 것과 비하면 매우 선전한 모습이다. 세계 대표 신흥시장인 미국 나스닥지수가 지난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129포인트 이상 빠진 것과 비교해도 눈에 띄는 강세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계속됐던 코스닥 약세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평가 속에 당분간 코스닥시장의 상대적 우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총 상위주 주도로 코스닥 강세=코스피지수가 51번이나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전년 대비 32.25%나 오를 동안 코스닥지수는 16.18% 오르는 데 그칠 정도로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는 찬바람만이 가득했다. 지난해 말에는 코스닥 시가총액 100조원대가 깨졌고 거래량과 거래대금 역시 연중 최저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해가 바뀌며 상황은 역전됐다. 3일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은 101조4,646억원까지 올라섰고 올 들어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도 소폭이지만 플러스로 돌아섰다. 특히 코스닥시장을 이끄는 시총 상위종목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대장주 NHN은 이날 전일 대비 4.37% 오른 24만3,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9거래일 중 7거래일간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총 1위 삼성전자는 3거래일 상승에 그쳤다. 하나로텔레콤ㆍ메가스터디ㆍSK컴즈 등도 올 증시 개장 후 이틀간 계속 상승했다. ◇가격 메리트 부각…기조 연결은 미지수=전문가들은 국제유가 급등, 금융시장 불안 등 해외변수 악화가 계속되는 게 상대적으로 시장규모가 작고 외부변수 영향력도 작은 코스닥시장의 강세와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한다. 봉원길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외시장 영향권에 있는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코스닥시장은 글로벌 변수의 영향을 덜 받는 게 최근 상대적 강세의 요인”이라며 “지난해 부진에 따른 가격 메리트 부각, 바이오를 필두로 한 테마주 형성 분위기 등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도 “일부 중소형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절대 저평가 수준까지 내려와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 정책지원으로 신성장사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 또한 개인투자 심리가 강한 코스닥시장에 우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초 강세가 꾸준히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평가를 내리고 있다. 증시 전체의 유동성이 불안한데다 현재 시장을 이끌고 있는 일부 테마주의 경우 언제라도 흔들릴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봉 연구원은 “상반기 중 유가증권시장 대비 상대적 강세와 테마 순환은 나타날 수 있겠지만 유동성 불안으로 상승 기조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며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될 하반기에나 본격적인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간접투자문화 정착으로 기관화 장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코스닥 수익률은 유가증권시장보다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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