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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상점 CEO 돼볼까
입력2003-07-29 00:00:00
수정
2003.07.29 00:00:00
김문섭 기자
온라인게임에서 게이머들이 노점상을 차리고 아이템을 매매하는 모습은 빼놓을 수 없는 사이버 풍경 중 하나다. 아이템을 판매하는 공식 상점보다 더 나은 가격에 사고 팔 수 있는 노점상은 수많은 게이머가 함께 즐기는 온라인게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커다란 즐거움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단순한 주고받기식 매매를 벗어나 시스템화된 상거래와 수익투자, 대규모 무역 등 시장경제 속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을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는 온라인게임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동우애니메이션(대표 김두영)이 8월 1일부터 공개 시범서비스에 들어가는 `에스피리드 온라인`(www.espiritu-online.com)은 가상 세계에서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온라인게임이다.
사이버 세계에서 살기 위해 필요한 돈을 이전에는 몬스터 사냥을 통해 주로 조달했지만 에스피리드에서는 `장사`가 더 중요한 돈벌이 수단이다.
게이머는 상점을 임대해 직원을 고용하거나 아이템몰ㆍ무기몰 등 각 마을에 존재하는 실물경제 현장에 투자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1주일 간 몰에서 나온 수익을 투자한 지분만큼 분배받거나 `상점증권`이라고 불리는 지분을 팔아 시세차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최대 지분을 투자한 게이머는 `몰 마스터`가 돼서 상점에 대한 경영권을 장악한다. 상점의 최고경영자(CEO)가 되면 모바일 연동 기능을 이용해 게임에 접속하지 않더라도 언제든 상품의 가격과 판매량을 조절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자본을 모으면 당나귀나 배를 구입해 특정 마을에서만 생산되는 특산물을 다른 마을에 갖다 파는 대규모 무역으로 더 큰 돈을 벌 수도 있다. 열심히 발로 뛰며 이 마을 저 마을을 오가던 `보따리상`에서 넘실대는 파도를 헤치고 대양을 항해하는 `무역상`으로 커가는 동안 경제원리가 자연스레 체득된다.
캐릭터는 몬스터와의 기본적인 전투 뿐 아니라 각종 상거래를 포함한 게임 속 임무(퀘스트)를 수행해야만 레벨이 올라가고 성장할 수 있다.
에스피리드가 이전의 롤플레잉게임(RPG)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이 뿐만이 아니다.
캐릭터의 `직업`이나 `전직`의 개념을 없애고 대신 `성향`에 따라 천차만별의 개성을 갖게 했다.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얻어지는 능력치를 적절히 분배하면 전사이면서도 마법을 구사하거나 상인이면서도 전투력이 뛰어난 캐릭터를 키워낼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만화풍의 풀 3D 그래픽으로 정감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한 것도 장점이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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