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는 지난해 5월 온돌용 비닐장판 제품 KC마크를 땄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인열강도 테스트 결과 기준치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은 것. 한화L&C도 지난 10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KTR·FITI시험연구원(구 한국원사직물시험연구원) 등 공인기관에서 바닥재 적합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두 제품은 최근 녹색소비자연대(이하 녹소연)가 FITI시험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테스트에서는 '자율안전확인대상 공산품의 안전기준'에 부적합하다는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PVC바닥재 제품 테스트 결과가 제각각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심지어 같은 시험기관에서조차 그때 그때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어 업계와 소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시기에 따라 시험결과가 다르게 나오자 업계에서는 인증기관 사이의 오차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5일 건자재업계에 따르면 PVC바닥재 제조사들은 최근 국가기술표준원에 표면코팅두께 측정방법 등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건의했다. 테스트 방법을 통일해 인증 기관별로 판이하게 나오는 결과 편차를 줄여 달라는 호소다.
업계가 한 목소리를 낸 계기는 지난 19일 녹소연의 테스트 결과 발표. 당시 녹소연은 시판 중인 바닥재 27종에 대해 인장강도, 인열강도, 충격흡수성, 프탈레이트 가소제 함유량, 표면 코팅두께 등을 시험·평가한 결과 8종이 인열강도와 표면 코팅두께 측면에서 기준치에 미달됐다고 밝혔다.
일부 제품이 지적을 받은 KCC·한화L&C·진양화학 등은 시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화L&C 관계자는 "표면코팅 두께의 KC기준은 최소 8㎛(마이크로미터), 평균15㎛인데 1㎛는 일반인 머리카락 두께의 60분의 1로 매우 미세한 수준"이라며 "공인기관별로 '제품의 측정위치', '측정기기', '제품절단방법', '측정자' 등의 측정 방법이 달라 오차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정부는 시험방식에 따른 차이가 인증 여부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크지 않다며 반박하고 있다. 기표원 관계자는 "같은 제품을 같은 기관에 맡겨도 어제냐 1주일 전이냐에 따라 차이는 나지만 유의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평균값을 잡는 방법 등에 있어 기관별로 통일해 차이를 최소화시키는 개선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논란이 계속되면서 결국 애꿎은 소비자만 피해를 볼 수 밖에 없어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업체들은 공식 시험기관에서 인증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는 시험기관간의 차이가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라고 해명, 소비자들은 어느 쪽 말을 믿어야 할지 더욱 혼란스럽게 됐기 때문이다.
엇갈린 시험결과 이유는 시제품·시판제품 차이?
제각각인 PVC 바닥재 시험결과에 대해 일각에서는 시제품과 시판되는 제품 사이에서 나오는 차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체들은 시제품으로 시험기관 인증을 받았고 녹소연 조사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시료로 사용했다는 것. 시판 제품의 경우 시장에 유통되면서 날씨 등 외부환경에 따라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시험기관의 한 관계자는 "테스트를 해보면 기준치에 아주 근접하게 유지하는 업체도 있고, 기준치의 2배 수준까지 품질을 높인 데도 있다"면서 "결국 소비자가 사용하는 게 중요하니 단가 문제가 있겠지만 기준을 자체적으로 높게 책정해 생산하면 이러한 문제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PVC바닥재는 지난 7월부터 '자율안전확인대상 공산품의 안전기준'이 새롭게 제정돼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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