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 규모는 2002년 10월 3,400억원에서 2013년 9월 현재 18조원으로 53배 증가했다. 연 평균 40% 성장해 세계 10위 시장으로 도약했다.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일평균 327억원에서 8,068억원으로 25배 증가해 세계 4위 시장으로 우뚝 섰다.
상품수도 다양해졌다. ETF 시장 개설 당시 4개였던 종목수는 현재 139개로 늘어났다. 양적성장 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도 이뤘다. 투자대상 자산과 투자전략도 다양해 진 것.
2009년 9월 아시아 최초 인버스 ETF를 상장한 데 이어 레버리지 ETF, 커버드콜 ETF를 차례로 도입했고 2012년 말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구리실물 ETF(미래에셋자산운용)를 상장했다. 특히 올해 8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합성 ETF를 출시하면서 라인업을 더욱 확대했다.
시장 참여자도 늘어났다. 거래참여 계좌수는 2002년 10월 1만개에서 2013년 9월 현재 38만개로 증가했다. 개인투자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 비중이 늘어나면서 투자자별 구성비율도 균형을 이뤘다.
ETF는 투자자들에게도 만족할 만한 수익을 안겨줬다. 연초 이후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 상위 20위 중 ETF가 5개를 차지한다. ETF는 매도할 때 거래세(0.3%)를 낼 필요가 없고 일반 펀드보다 보수도 낮기 때문에 비용절감 효과도 크다.
한국거래소가 다양한 조치를 시행하면서 단점도 많이 보완됐다. 2011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레버리지ㆍ인버스 등 파생형 ETF 거래 비중이 74%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레버리지 ETF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조정하고 신용거래를 금지하면서 2013년 9월 현재 63%까지 내려왔다. 동일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 상장되는 것을 금지하고 소규모 ETF에 대한 자진 상장폐지를 유도하면서 상품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것을 막았다.
개선돼야 할 점도 많다. 우선 세금측면에서 해외상장 ETF 대비 메리트가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미국 주식에 상장된 미 부동산 관련 ETF에 직접 투자할 경우 22% 분리과세로 납세 의무가 끝나지만 국내 증시에 상장된 미 부동산 관련 합성 ETF에 투자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의 경우 최대 41.8%의 세금을 물어야 한다. 국민연금(410조원)등 연기금과 퇴직연금(71조원)의 ETF 투자도 거의 유명무실한 상태다.
채현주 한국거래소 상품개발팀 팀장은 "저금리 ㆍ저성장 시장 환경에 맞추어 인핸스드 ETF(코스피200지수 대비 초과수익 추구하는 ETF), 액티브 ETF(매니저의 재량에 따라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ETF)등 다양한 신종 ETF를 도입하고 우량 외국 ETF도 국내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라며 "2020년에는 세계 7위를 목표로 순자산을 120조원까지 키우고 연기금의 대체자산 투자 수요에 맞추어 기초자산도 해외자산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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