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브랜드 경쟁력이 해외 은행보다 크게 뒤쳐진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적인 금융전문지인 '더 뱅커(The Banker)'가 브랜드 조사 기관인 브랜드 파이낸스와 공동으로 최근 발표한 '2009년 세계 500대 금융 브랜드(Top 500 Global Financial Brands 2009)'에 따르면 100위 안에 들어간 국내 금융사는 신한은행(47위)이 유일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91위를 기록했었다. 지난해 89위를 차지한 국민은행과 131위를 차지했던 우리금융지주는 이번 순위산정에서 제외됐다. 신한은행의 뒤를 이어 외환은행이 109위를 기록해 전년 대비 53계단 뛰어올랐고, 기업은행도 지난해 218위에서 180위로 올라서 200위안에 첫 입성했다. 그러나 대구은행(311위)과 부산은행(324위)은 300위 밖으로 밀려났다. 국내 은행에 비해 카드사와 증권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삼성카드가 국내 카드사로서는 유일하게 160위를 기록해 브랜드 등급에 첫 이름을 올렸다. 증권사의 경우 삼성증권(229위), 대우증권(232위), 우리투자증권(260위), 현대증권(291위), 미래에셋증권(293위) 등이 200위권에 포진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뱅커지의 조사 결과는 국내 은행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2006년 이후 자산확장 경쟁을 펼쳐온 국내 은행들이 양적 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했지만 미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질적 성장에는 실패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전세계 은행 브랜드 가치 1위는 HSBC가 차지해 2년 연속 세계 최고의 금융 브랜드로 선정됐다. 뱅커지는 금융 위기로 인해 세계 500대 은행들의 브랜드 가치가 작년보다 2,181억달러(32%), 시가총액은 3조9,000억달러(51%)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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