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복 업체들이 올 쌍춘년 특수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신사정장은 경기흐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복종. 올 들어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신사복 매출이 정체되거나 역신장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쌍춘년 결혼 특수로 예복 판매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마에스트로, 맨스타 등 주요 신사복 브랜드들의 올해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최대 20%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통 신사복 시장 1위인 제일모직 갤럭시는 지난 주까지 연간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가량 증가했고, 마에스트로와 맨스타도 11월까지 매출이 각각 6%와 18% 늘었다. 12월 들어 코트류 판매가 늘면서 매출 증가폭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FnC코오롱 관계자는 "올해 신사복 시장은 실루엣의 변화, 남성패션의 토털화, 남성들의 패션에 대한 관심도 증대와 쌍춘년 결혼 특수가 맞물려 외형이 확대됐다"며 "백화점 매출이 소폭 증가에 그친 반면 할인점과 가두점 매출이 크게 느는 등 유통채널의 다각화로 인해 업체간 시장 점유율 변동이 컸다"고 말했다. 실제로 백화점 위주의 신사복 브랜드들은 매출 증가폭이 한자릿수에 그친 반면 할인점과 가두점 중심의 브랜드의 매출 증가폭이 컸다. 가두점 중심의 LG패션 'TNGT'는 올해 매출 신장율이 60%에 달했고, 가두점과 할인점을 위주로 유통되는 FnC코오롱의 '지오투'는 매출이 30% 가량 늘었다. LG패션 관계자는 "TNGT는 정장과 캐주얼 의류뿐 아니라 가방, 셔츠 등 액세서리까지 토털화를 추구, 고객 선택폭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면서 "백화점 위주의 브랜드는 매장 확대에 한계가 있는 반면 가두점과 할인점은 유통망 확장이 용이해 매출 확대가 빠르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신사복 시장은 이른바 '내셔널 브랜드(NB)'로 불리우는 정통 신사복보다 캐릭터 정장 브랜드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이는 나이보다 젊게 입으려는 30~40대 고객이 늘고, 결혼 예복으로도 캐주얼 한 디자인과 스타일의 옷을 선호하면서 캐릭터 정장을 많이 구입했기 때문. 실제로 주요 백화점들의 신사복 매출에서 캐릭터 정장은 정통 신사복보다 3~4배 높은 매출 신장률을 나타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정통 신사복 매출이 4% 가량 증가한데 비해 캐릭터 정장은 13%나 매출이 늘었으며 신세계백화점도 캐릭터 정장이 34.8%나 매출이 증가, 정통 신사복(8.9%)에 비해 4배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엠비오' '지이크' '인터메조' '파코라반' 등 주요 캐릭터 정장 브랜드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쌍춘년 특수와 같은 특별한 호재가 없고,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사복 업계가 매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계획을 수립 중"이라면서 "캐릭터 정장과 비즈니스 캐주얼 정장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신규 브랜드들의 시장 진출과 함께 유통채널도 백화점 보다는 점차적으로 가두점이나 할인점 비중을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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