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통3사가 내놓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출시가 꼭 한달을 맞이했습니다. 지난 한달동안 평균 사흘에 한번 꼴로 요금제나 서비스가 발표됐었는데요. 가계통신비 절감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커졌던 탓에 요금제를 갈아타는 소비자들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 데이터중심 요금제로 실제 요금인하가 됐는지, 바뀐 요금제가 어떤 소비자한테 유리한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자세한 내용 보도국 한지이 기자와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십니까
[앵커]
가계통신비 인하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출시된 데이터 중심요금제를 놓고 말이 많은데요. 기존 요금제와의 차이점은 뭔가요?
[기자]
지난달 KT를 시작으로 이통3사가 잇따라 데이터중심요금제를 출시하면서 경쟁도 최고조에 달했는데요. 이통3사의 데이터요금제 가입자수도 최근 21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음성 통화가 중심이고 데이터가 부가 서비스였다면 이제는 데이터가 중심으로 떠오른 겁니다.
통신은 음성, 문자, 그리고 데이터 이렇게 3가지로 나뉘어있습니다. 데이터중심요금제는 음성과 문자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고 데이터를 기준으로 요금을 책정하겠다는 뜻입니다.
이통 3사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최저 요금제 월 2만9,900원부터 음성과 문자는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데이터는 차등 지급합니다.
즉, 300MB부터 시작해 1기가, 2기가, 3기가 등 데이터 제공량 별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된겁니다.
[앵커] 이통사들도 요금제 출시 당시 가계통신비를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고, 정부도 마찬가지로 통신비를 1조가량 절약할 수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 요금 인하 효과는 있는 건가요?
[기자]
지난해 이통 3사 영업이익을 모두 합치면 2조2,000억원 정도입니다. 여기에서 가계통신비를 1조600억원을 줄이면 이통사 수익은 반토막으로 떨어지는데요.
아무리 정부의 ‘가계 통신비 인하’에 동참한다고해도 사기업인 이통사가 소비자들을 위해 자신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에 손해를 보면서까지 요금제를 출시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먼저 혜택을 받는 대상을 객관적으로 살펴봐야하는데요. 분명 일부 사용자를 중심으로 요금인하 효과는 있습니다.
데이터는 적게 쓰는데 음성통화량이 많은 사용자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예를 들어서, 주부, 영업사원, 택배기사들입니다.
그동안 가장 저렴한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가 6만원 안팎이었지만, 데이터요금제는 3만원이면 무제한 통화를 할 수 있어 통신비를 절반 이상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데이터요금의 경우에도 4만원대 이상의 고가 요금제에서는 기존 요금제에 비해 2,000원 정도, 폭은 적지만 분명히 내려갔습니다.
[앵커]
‘데이터중심요금제’라고 불리니깐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시는 분들은 이 요금제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할 것 같은데, 막상 데이터제공량을 따져보면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소비자의 경우에는 오히려 기존 요금제가 유리하다면서요?
[기자]
이통사들의 매출 구성을 뜯어보면 음성과 데이터 비중이 1대 9 정도로 데이터가 이들의 주요 수입원입니다. 그래서 데이터 제공량을 잘 계산해봐야한다는 얘깁니다.
이통 3사 모두 비슷한 수준의 기존요금제와 비교했을때 저가요금제에서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큰폭으로 줄었습니다.
SK텔레콤의 경우 기존에 최저요금제였던 LTE34에서 데이터 제공량은 800MB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출시한 밴드 데이터 29는 300MB에 불과합니다. 기본데이터 제공량이 500MB나 줄어든 것입니다.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에도 데이터제공량을 450MB 줄었습니다. 스마트폰 보급기인 지난 2012년 1월에도 이용자당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470MB였던걸 감안하면 가혹한 수준입니다.
모바일 메신저는 3시간을 써도 약 1MB정도 소모되지만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거나 전송하면 ‘요금폭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음성과 데이터 둘다 적게 쓰는 소비자에게는 알뜰폰이 여전히 가장 유리하고, 전화보다는 카톡, 그리고 인터넷 검색과 게임을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데이터 제공량이 많은 기존 요금제를 유지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데이터 사용량을 따져보지 않고 덥석 요금제부터 바꾸면 말씀하신 것처럼 데이터 요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겠네요. 소비자들이 요금제를 바꿀 때 주의해야할 점은 뭔가요?
[기자]
데이터 무료 제공량을 초과하면 MB당 20원이 자동으로 추가되는 만큼 자신의 데이터 사용량이 어느 정도 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합니다.
또 우리가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을 살 때 소위 ‘노예계약’이라 불리는 2년 약정 할인을 받아서 구매하게 되는데요. 새 요금제로 변경할 경우에는 약정할인을 받을 수 없다는 점도 알아두어야 합니다.
이통 3사가 내놓은 데이터 요금제는 약정 할인만큼 기본료가 낮아진 상태로 출시됐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SK텔레콤의 기존 34요금제는 2년 약정할인을 하면 실제 납부요금이 2만6,600원까지 내려갑니다. 데이터 요금제의 최저 요금제 2만9,900원보다 4,000원가량 싸지는 것입니다. 약정할인을 감안하지 않고 단순히 숫자만 놓고 보면 29요금제가 34요금제보다 더 저렴하다고 착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단통법 시행 후에 스마트폰을 구입했는데 요금제를 바꾸려고 하시는 분들의 경우, 기존에 쓰고 있던 요금제보다 값싼 요금제를 선택하면 일정 부분 보조금 차액을 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앵커]
‘데이터중심 요금제’로 변경하는 것이 무조건 통신비를 아끼는 방법은 아니군요. 지금까지 보도국 한지이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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