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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운 상속세폐지 반대운동

미국 유명 갑부들이 상속세 폐지를 반대하는 청원운동을 다시 펴기 시작했다. 2년 전에도 이들은 부시 대통령이 감세안의 하나로 상속세 폐지법안을 마련하자 이는 부익부 빈익빈을 조장한다고 반대운동을 폈었다. 우리나라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공정한 분배와 부의 부당한 상속을 막기 위해 상속,증여세에 포괄주의를 도입할 뜻을 밝히고 있는 때라 이들의 반대운동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또다시 이들이 상속세 폐지를 반대하는 청원운동을 시작한 것은 부시 대통령이 최근 마련한 감세안이 자극제가 됐다. 감세안의 최대 수혜자가 부자들이란 비판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 MS회장은 이 감세안에 따라 올해 약 600억원 이상의 감세혜택을 받게 됐다. 이들은 이러한 세금감면의 확대추진 등은 부의 불균형을 더 심화 시킨다고 2010년에 사라지게 될 상속세 폐지를 반대하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금 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세금은 죽음과 마찬가지로 유쾌하지 못한 일이지만 세금이나 죽음은 폐지 할 수 없다”는 조지 소로스의 말은 이를 잘 대변하고 있다. `책임 있는 부(富)연합`에 가입한 1000명의 부자들은 상속세 폐지가 상속 받는 사람의 `귀족 계급화`를 부채질하고 기부문화를 훼손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러운 이야기다. 이러한 미국 부자들의 움직임은 노무현 새 정부가 상속세에 포괄주의를 도입하려 한다고 발끈 했던 우리 재계와는 너무도 비교가 된다. 미국부자들은 상속세 폐지 반대운동에 그치지 않고 평소에도 많은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등 기부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빌 게이츠 회장만도 매년 수십억 달러를 자선단체 등에 기부하고 있다. 이와 달리 우리 부자들은 기부를 통한 부의 사회환원은 물론 상속세 조차 제대로 내지 않으려 각가지 편법 불법을 서슴지 않고 있다. 물론 문화적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서구사람들은 “부자가 천국을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 보다 더 어렵다”는 성경 말씀 등 기독교 문화에 젖어 부의 사회환원을 당연시 하는 데 비해 수신제가를 중시하는 우리는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을 우선시 한다. 올바로 벌어 정당하게 세금을 낸 후의 상속이라면 나무랄 수 없다. 기부 등을 통한 부의 사회환원엔 인색하면서도 상속세 조차 제대로 내지 않는 것이 바로 우리풍토다.부의 상속이 정당하게 이뤄졌다면 새 정부가 포괄주의를 도입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새 정부도 위헌소지가 있는 포괄주의 도입에 신중해야 겠지만 재계도 상속세 폐지를 반대하는 미국부자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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