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톤’의 실화 주인공 배형진, 세계를 제패한 자폐아 수영선수 김진호,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 ‘장애인’이기 때문이 아닌, 그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기에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들이다. 역경을 딛고 세상을 향해 포효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희망을 본다. SBS스페셜이 25일 소개하는 미국의 미식축구선수 크리스 곤잘레스(16)도 그런 주인공이다. SBS스페셜은 이 날 오후10시55분 ‘크리스의 기적’편을 방송한다. 크리스 곤잘레스는 다리의 70%가 없는 장애인. 그러나 그의 무대는 ‘푸른 전쟁터’로 불리는 미식축구 구장이다. 100kg이 넘는 거구의 선수들이 격렬한 몸싸움과 치열한 머리싸움을 펼치는 이 곳에서 크리스는 두 발이 아닌 두 팔로 필드를 달린다. 과테말라 이민가정에서 태어나는 크리스는 3살때 앓은 수두합병증으로 죽을 뻔 했지만, 두 다리를 잘라내며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수술 13년만인 올 봄, 의족을 벗어던지고 그라운드에서 두 팔로 ‘제 2의 걸음마’를 시작한다. 그가 활동하는 팀은 발렌시아하이스쿨 미식축구팀. 미국 남부에서 정상을 다투는 명문팀인 이 팀에 크리스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단테스트를 통과했다. 키는 1m도 안 되지만, 상대선수에게 강력한 태클을 거는 게 그의 임무. 종목의 특성상 장애인에겐 폐쇄적일 수밖에 없지만 학교는 그에게 과감히 기회를 열어줬다. 학교 측은 “두 다리 대신 두 팔로 할 수 있는 일을 굳이 막을 이유가 없다”며 “크리스가 모든 연습과정을 소화해 내는 것을 보면서 팀원들도 자극받아 팀의 사기가 한층 높아졌다”고 전한다. 프로그램은 100일간의 밀착취재를 통해 그의 감동적인 출전 모습을 담아낸다. 또 그와 사정이 비슷한, 다리절단 수술을 앞두고 있는 5살 안젤로와의 만남을 통해 장애인의 ‘희망’이 돼 주는 모습까지 그려낸다. 그의 도전을 격려하고 지지하는 가족과 학교, 팀원들에게 ‘기적의 걸음마’를 가능케 한 격려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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