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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유동성, 아시아 시장 급습… 해외 연기금 등 장기물에 주로

최근 들어 국내 장기물 채권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가 급속하게 늘고 있다. 연기금이나 국부펀드 등 장기투자 기관들의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데 이는 그만큼 국내 경제의 장기적으로 전망을 밝게 본다는 의미도 된다.

◇연기금 등 장기투자자가 크게 늘어=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권 분류별로 국고채 20년물 금리는 이날까지 사흘동안 0.24%포인트나 하락했다. 5년물도 0.21%포인트가 떨어졌다. 모두 역대 최저수준이다. 반면 통안증권 1년물은 같은 기간 0.0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는 장기물 위주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7월말을 기준으로 채권보유액 가운데 만기가 2년 이하로 짧은 통안채 비중은 42.3%로 작년 12월말 49.9%에 비해 감소했다. 반면 국고채 비중은 48.8%에서 56.9%로 증가했다. 국고채 가운데서도 5년 이상이 장기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채권업계에서는 이런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달러 약세로 각국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 다변화 정책과 무관치 않다고 봤다. 주요국가의 연기금이나 국부펀드 등이 집중 매입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들은 장기적이고 안정된 투자를 원한다는 점에서 최근 금리동향과도 맞아 떨어진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서만 4조원의 채권을 순매수하면서 지난 19일 현재 보유잔액은 74조3,000억원(결제 기준)으로, 하반기 들어서만 6조5,000억원이 늘었다.

박성진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팀장은 “한국의 펀더멘털에 비해 외국인의 채권투자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인 투자확대를 부추기고 있다”며 “연기금 등 장기투자자 들이 최근 투자를 주도하는 것으로 보이는 데 전체의 10%까지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최근 외국인의 매수규모가 예전에 비해 많지만은 않은데 금리하락폭이 지나치게 크다는 주장도 나왔다. 증권사 채권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확실히 매수쪽에 섰다는 인식아래 기관들 국내 투자자들도 따라 붙으면서 금리가 하락하는 것”이라며 “조직적인 매도세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중국, 외환보유액 다변화로 다크호스될 듯=외환보유액 다변화의 목표로 아시아 시장의 채권투자를 늘이고 있는 중국이 최근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중국은 이미 매달 3,000억원에서 5,000억원 규모로 한국 국채를 사들이면서 채권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

최근 사흘간 2조원 가까운 외국인 순매수 자금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자금의 주체가 누가냐는 의문이 불거졌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중국계 자금 유입설에 따른 ‘차이나쇼크’ 가능성은 없다고 이례적으로 최근 자금유입 동향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 일각의 중국계 자금유입설은 사실이 아니다.”며 “중국계는 월 3,000억원 내외의 투자를 유지하고 있는데 8월 들어 중국계 자금이 특별히 움직이는 흐름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계 자금 유입설이 불거진 것은 중국 당국의 외환보유액 관리와 관련돼 있다. 2조5,000억달러가 넘는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관리하기 위해, 값어치가 떨어지는 미국 달러를 팔고 이를 한국 등 아시아 국채 등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아시아 시장이 1차 타깃이 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중국인들의 투자가 현재는 적지만 향후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중국은 한국채권 투자는 만기 3~5년 가량의 국고채에 집중되고 있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재정건전성과 견고한 경제성장을 감안할 대 중국의 한국국채 매입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따라서 기준금리 인상이 진행되더라도 채권금리의 상승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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