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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류 바뀌는 한미 통화정책] "지금은 금리 올리기보다 정책효과 기다릴 때"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의 출구전략에 대해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해도 완화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자본 유출입을 고려하겠지만 우리 경제가 아직 기준금리를 인상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일부 신흥국이 금리인상으로 대응하는 데 대해 “신흥경제권도 자원이 있는 나라와 없는 나라 등 입장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했다. 관심은 금리동결 자체보다 미국의 출구전략 대응방안에 쏠렸다. 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부문이 매우 명료하게 움직일 수는 없다”며 “시장이 놀랄 만큼 급격한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고 매우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동결…정책효과 기다릴 타이밍=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한 것은 지난 5월 0.25%포인트를 인하한 상황에서 정책효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1ㆍ4분기는 전기 대비 0.8% 성장했고 2ㆍ4분기는 좀 더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 5월 금리인하와 추경 시행효과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장률을 높였다고 해서 안이하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며 “성장세는 완만하게나마 지속되고 있고 추가 부양책보다 이미 실행한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회복세는 아직 미약하다. 5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4% 감소했고 소매판매도 0.2% 줄었다. 대외환경도 불안하다. 금통위는 의결문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축소 및 중국의 성장세 둔화 가능성, 주요국 재정건전화 추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성장의 하방위험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사상 최대 경상수지, 출구전략에 방파제 역할 할까=성장률 전망을 높이고 금리를 동결했지만 경기호조보다 유가하락과 정부 부양책에 기댄 성격이 크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세계 경제 둔화가 성장률을 0.1%포인트 끌어내리지만 국제유가 하락(0.1%포인트)과 추가경정예산 편성 및 한은 금리인하(0.2%포인트)가 결과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경기 자체가 좋아지기보다 원자재가 하락으로 수입이 줄고 정부가 경기를 떠받친 효과라는 것이다.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민간소비는 4월 전망치(2.5%)보다 줄어든 전년동기 대비 2.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고 설비투자도 2.3%에서 1.8%로 증가폭이 줄었다. 대신 상반기 신도시 분양과 취득세 종결을 앞둔 건설업체들의 준공 앞당기기로 주택공급이 급증하면서 건설투자는 연간 2.7%에서 4.5%로 뛰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경상수지 흑자 전망이다. 기존 330억달러에서 530억달러로 200억달러나 껑충 뛰었다. 전망대로라면 올해 사상 최대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게 된다. 신 국장은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신흥국 자본유출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완충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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