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주택시장 침체도 장기화되면서 국내 은행의 대출채권 연체율이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현재 은행권의 대출채권 연체율은 1.50%로 전월 말보다 0.2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5월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6월말(0.99%)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연체율이 0.51%포인트 나 급등한 것이다. 기업대출이 연체율 급등을 주도하고 있다. 8월말 현재 기업대출 연체율은 2.07%로 2009년 5월 이후 처음으로 2%선을 돌파했다. 지난달보다는 0.32%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2.23%로 전월보다 0.36%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5월 2.57%를 나타낸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대기업대출 연체율도 1.29%로 2006년 11월 1.58%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최성일 금감원 은행서비스총괄국 건전경영팀장은 “기업대출 연체율이 크게 오른 것은 지난 6월말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가 발표된 이후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라며 “건설ㆍ조선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신규 연체가 비교적 크게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78%로 직전 최고치였던 지난해 5월(0.78%) 수준까지 올랐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64%로 전월보다 0.11%포인트 오르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2월 0.69% 이래 최고치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경기 침체로 차주의 상환능력이 악화된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신용공여 50억원 이상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10월 중순까지 구조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워크아웃 및 퇴출 중소기업이 확정되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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