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영업비용 증가와 대외환경 악화 등의 영향으로 5곳 중 1곳은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의 임금 부담은 껑충 뛰었고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낮았다. 또 기업들이 생존 차원에서 신수종 사업 발굴에 나서면서 해외 진출과 겸업화가 활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연봉제나 성과급 등 성과보상 관리체제도 강화됐다. ◇5곳 가운데 1곳은 적자기업=통계청이 근로자 50인 이상, 자본금 3억원 이상의 1만786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06년 기업활동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들의 수익성은 전년보다 다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대부분의 기업 현황을 조사하기는 이번 통계청이 처음으로 한국은행은 그동안 표본조사를 통해 관련 통계를 발표해왔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 대상 기업의 평균 경상이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71억원, 67억원으로 전년보다 3.3%, 5.7% 줄었다. 산업별로는 부동산업 및 임대업(21.5%), 숙박음식점업(19.9%), 도소매업(16.2%) 등의 영업이익이 늘어난 반면 운수업(-37.0%), 전기가스업(-12.9%), 광업제조업(-8.9%) 등은 상당 폭 감소했다. 평균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 역시 6.2%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떨어졌고 영업이익률도 0.8%포인트 낮아진 5.8%에 머물렀다. 전체 기업에서 흑자기업이 차지하는 비중(경상이익률 기준)은 전년 83.1%에서 81.4%로 줄었다. 이중 10% 이상 흑자를 내는 우량기업은 1,752개로 5.6% 감소했다. 반면 적자기업은 8.7% 늘어난 1,969개로 집계돼 전체 기업 중 18.6%를 차지했다. 경상손실률이 10%를 넘는 기업도 922곳으로 16.6%나 늘었다. ◇임금 증가세 비해 생산성 향상속도 뒤져=이처럼 기업의 수익구조는 악화됐지만 임금 부담은 크게 늘었다. 1개 기업당 부가가치액은 249억원으로 4.6% 증가했으나 부가가치 증가속도가 외형 확대에 미치지 못해 매출액 대비 부가가치 비율은 21.5%로 0.7%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부가가치에 대한 급여 총액 비율인 노동분배율은 43.7%에서 45.8%로 2.1%포인트 높아졌다. 노동생산성을 의미하는 종사자 1인당 부가가치는 9,600만원으로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출 측면에서 조사 대상 기업의 급여 총액은 114억원으로 전년보다 9.5%나 늘었다. 이처럼 기업들의 임금 부담이 크게 늘었지만 직장인들의 회사생활도 팍팍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봉제를 도입한 기업은 7,263개로 전년보다 3.9% 증가했다. 연봉제 적용업체 비중도 64.1%에서 67.3%로 3.2%포인트 높아졌다. 적용 범위는 전직원이 52.5%로 가장 많았고 일부 직원(28.0%), 임원 및 간부(14.4%), 임원(5.1%) 등의 순으로 적용됐다. 성과급을 도입한 기업도 5,671개로 전년보다 12.4% 늘었다. 적용 비중도 46.3%에서 52.6%로 상승했다. 스톡옵션과 우리사주도 각각 898개, 1,395개로 10.7%, 7.3% 늘었다. ◇‘신성장동력을 찾아라’=지난해 기업들은 겸업을 추진하거나 해외 자회사를 설립해 현지시장에 진출하는 등 포화 상태에 이른 내수 시장의 탈출구를 찾는 데 적극적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 6,216개 제조업체 중 전업기업은 4,581개로 2005년 4,838개보다 5.3% 줄었다. 전업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73.7%로 전년 대비 3.3%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겸업업체는 1,635개로 전년 대비 13.4%나 늘었고 비율도 26.3%로 3.3%포인트 높아졌다. 자회사나 관련회사를 국내에 갖고 있는 기업은 전년 대비 13.4% 늘었고 해외에 보유한 기업도 13.1% 증가했다. 5,171개 해외 자회사를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 3,684개 ▦북미 766개 ▦유럽 504개 순이었다. 전체 조사 대상 중 해외에 진출한 기업은 29.8%인 3,209개였고 3.5%는 향후 진출계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프랜차이즈 기업은 4.2%인 458개에 그쳤지만 이중 59.4%가 프랜차이즈 사업계획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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